"유도훈 감독, 편안하게 해"…뜨거운 '유·유 전쟁'
중·대학 선후배 유재학·유도훈 감독, 입담 대결부터 팽팽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2018-2019 프로농구 왕좌를 놓고 만난 '절친 선후배' 두 사령탑이 결전을 앞두고 입담에서부터 양보 없는 모습을 보였다.
13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리는 1차전부터 7전 4승제로 진행되는 프로농구 챔프전에서 격돌할 유재학(56) 울산 현대모비스 감독, 유도훈(52) 인천 전자랜드 감독은 용산중학교와 연세대 선후배 사이다.
플레이오프 우승만 5차례로 프로농구 통산 최다 기록을 보유한 명장 유재학 감독, 챔프전 진출은 처음이지만 남다른 지도력으로 전자랜드를 강팀 반열에 올려놓은 유도훈 감독의 지략 대결은 챔프전 최고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10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KBL 센터에서 열린 챔프전 미디어데이에서 펼쳐진 두 감독의 유쾌한 장외 신경전은 '본 게임'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 올리기에 충분했다.
상대 팀 참석자에게 질문하는 순서에서 유재학 감독이 유도훈 감독을 향해 "먼저 챔프전 진출 축하하고, 처음인데 느낌이 어때?"라고 물은 것이 시작이었다.
선배의 질문에 유도훈 감독은 "선수, 코치로는 챔프전에 많이 올라가 보고 우승도 해봤는데 감독으로는 처음이다. 경기 준비에 바쁘지만, 느낌은 좋다"며 짐짓 여유를 보였는데, 여기서 유재학 감독의 반응이 다시 폭소를 자아냈다.
"한 10번 와보니, 고민하면 안 되더라고. 편안하게 해"라고 상대 팀 감독을 '격려'해 미디어데이 단골손님다운 여유를 뽐낸 것이다.
그러자 유도훈 감독은 "우리는 4강 플레이오프를 치르며 현대모비스-KCC의 경기를 다 봤다. 혹시 우리의 경기를 보셨느냐"며 "선배님으로서 경기력 분석을 부탁한다"고 요청해 '챔프전 신인'임을 강조했다.
여기서 다시 유재학 감독의 반응이 압권이었다.
유재학 감독은 "정말 미안한데… 3차전은 보다가 사우나엘 갔고, 1∼2차전도 식사 시간 걸리거나 일하느라고 다 보질 못했다"며 "사실 KCC와의 경기에 몰두하느라, 오늘 저녁에 코치들과 미팅을 하기로 했다. 오늘부터 전력분석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칫 '도발'로 느껴질 수도 있는 답변이었으나 유도훈 감독은 "분석하시면 내일 전화를 좀 달라"고 받아쳐 또 한 번 좌중을 웃겼다.
유재학 감독은 "금요일 운동 교차하는 시간에 10분 정도 얘길 하자"며 친분을 과시해 두 베테랑 감독의 '입담 대결'은 훈훈하게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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