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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퇴진 4개월째 시위 수단서 '저항의 상징' 여성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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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퇴진 4개월째 시위 수단서 '저항의 상징' 여성 눈길
수단역사는 여성 탄압으로 점철…"SNS 힘 더해지며 향배 주목"

(서울=연합뉴스) 최이락 기자 = 30년간 장기집권하고 있는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넉 달째 이어지는 수단에서 한 여성이 '저항의 상징'으로 부상하고 있다.
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최근 CNN 등 방송과 트위터 등을 통해 이 여성이 시위 군중 앞에 서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구호를 함께 부르고 노래하는 모습이 소개되면서 주목받고 있다고 전했다.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는 흰색 천을 걸치고 둥근 금색 귀걸이를 한 이 여성이 승용차 지붕으로 보이는 곳에 올라가 군중들의 대통령 퇴진 구호를 이끄는 동영상과 사진이 급속도로 전파되고 있다.

가디언에 따르면 이 영상은 지난 8일 밤 수단의 수도 하르툼 중심부에서 촬영된 것이다. 지난해 12월 19일 정부가 빵값을 3배 인상한 뒤 이어진 시위 가운데 가장 큰 규모였다.
라나 하룬은 CNN에 "내가 이 영상을 찍었다. 그녀는 모든 사람에게 희망과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려 했고 그렇게 했다"며 "그녀는 모든 수단 여성과 소녀를 대표했으며, 거기 앉아 있던 모든 여성과 소녀들의 의식을 고취했다"고 말했다.
정부에 의해 오랜 기간 제도적으로 여성 탄압이 자행된 나라에서 이 여성이 저항의 상징으로 부상한 것은 놀라운 일로 받아들여진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수단에서 4달간 이어진 오마르 알-바시르 대통령 퇴진 요구 시위 과정에서 여성은 중심적인 역할을 해왔다. 반면 남성은 때때로 시위대에서 소수에 불과한 적도 있다. 지난해 말 첫 시위 이후 유명한 여성 활동가들이 속속 체포됐다.
휴먼라이츠워치(HRW) 보고서는 정부 당국이 시위 단속에서 얼마나 여성을 탄압했는지를 보여준다. 보고서에 따르면 '공공질서 경찰'은 바지를 입거나 머리카락을 드러낸다든지, 남성과 함께 차를 탄다는 이유로 여성들을 체포했다.
간통 등 도덕 범죄에 대해서도 여성에 대해서만 편파적으로 태형이나 투석형 등의 처벌이 집행됐다.
이런 억압의 반작용일 수 있는 현상으로 수단에서는 시위 과정에서 여성이 항상 앞장서 온 전통이 있다.
이번에 '저항의 상징'으로 유명해 진 여성의 이 복장도 1960, 1970, 1980년대 수단의 어머니와 할머니들이 당시의 군부정권과 맞서 거리 시위를 할 때 입던 것과 같은 유형이라고 한 분석가는 전했다.
이번 시위의 대상이 된 바시르 정권은 일부 제재 규정을 강화했다. 2016년만 해도 1만5천명의 여성이 매맞는 태형에 처해졌다.
과거 시위 과정에서도 여성의 역할이 중요했지만 이번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힘이 보태지고 있는 것이 변화다. SNS를 통해 구타당하고 최루탄에 노출되고 당국에 진압되는 여성들이 부각되는 것이다.
하르툼의 대학 교수인 네마트 말리크(80)는 "학생을 중심으로 이렇게 많은 여성이 시위에 나서는 것을 보니 기쁘다"며 "이 정권은 여성의 옷을 감시하고 매질을 할 수 있다. 이것이 이 정권을 전복시키는 데 관심을 둬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choina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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