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대 학자 말·행적 모은 '송명신언행록' 편역본 출간
주희가 손자와 엮은 책…이근명 한국외대 교수 번역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중국 송대 유학자인 주희(朱熹·1130∼1200)와 외손자 이유무(李幼武·생몰년 미상)가 송나라 정치가와 학인(學人)의 발언과 행적을 엮은 '송명신언행록'(宋名臣言行錄) 일부가 번역·출간됐다.
소명출판이 펴낸 송명신언행록(전 4권)은 송대 관찬 사서, 문집, 필기 사료, 행장(行狀·죽은 사람의 행적을 기록한 글), 일기, 어록을 모은 책이다.
주희가 먼저 북송 시대 명신(名臣) 행적 가운데 귀감이 될 만한 기록을 발췌해 '오조명신언행록'(五朝名臣言行錄)과 '삼조명신언행록'(三朝名臣言行錄)을 만들었고, 이후 이유무가 남송 시대 행적을 바탕으로 책 3권을 더 냈다. 후대에 저술 5권을 하나로 묶어 '송명신언행록'이라고 명명했다.
역자인 이근명 한국외대 교수는 "송명신언행록은 시대의 교화가 목적이지만, 철저히 사대부를 겨냥했다"며 "책이 소개하는 인물은 대부분 고위 관료이며, 수록 내용 역시 정치적 행적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집필 목적이 뚜렷하다 보니 이 책은 편년체나 기전체와는 구분되는 새로운 역사 서술 형식을 창안한 서적으로 평가되기도 했다.
이 교수는 "언행록은 시대의 역사 전개를 새로운 시각과 기준에 의해 재구성한 역사서라고 할 수 있다"면서도 "교화라는 목적 아래 저술한 책이기 때문에 내용에는 문제점이 적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약점으로 상투적인 과장, 수사적 서술을 꼽고 이 책만을 토대로 송대 역사상을 재구성하는 데에는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송명신언행록은 중국과 일본에서도 편역본이 출간됐으나, 이유무가 편찬한 부분이 번역되기는 처음이라고 이 교수는 강조했다.
각권 361∼390쪽. 각권 2만7천∼2만9천원.
psh5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