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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대선 막판 이전투구…가짜뉴스에 폭력사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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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대선 막판 이전투구…가짜뉴스에 폭력사태까지
부동층 잡으려 교묘한 가짜뉴스 만들어 '사이버 전쟁'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인도네시아 차기 대선이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선거전이 진흙탕 싸움이 돼가고 있다.
9일 현재 페이스북을 비롯한 소셜미디어에서는 매일 같이 새로운 내용의 가짜뉴스를 만들어 상대 후보를 깎아내리는 '사이버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사이버 전쟁'이 가장 치열한 전선은 재선에 도전하는 조코 위도도(일명 조코위) 현 대통령과 야권 대선후보인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인도네시아운동당(그린드라당) 총재 지지자들 사이에서다.
프라보워 총재 지지자들은 조코위 대통령이 공산주의자이며 중국 등 외국에 이권을 헐값에 팔아넘기고 있다는 등의 유언비어를 퍼뜨리고 있다.
2억6천만 인구의 87%가 이슬람을 믿는 세계 최대 무슬림 인구국인 인도네시아에서 공산주의자는 무신론자로 여겨져 사회적 지탄을 받는다.
최근에는 프라보워 총재의 텃밭이었던 서(西)자바와 반텐주에서 조코위 대통령의 지지율이 올라가자, 종교적으로 보수적인 지역민의 성향을 의식한 듯 조코위 대통령이 예배시간을 알리는 이슬람 사원의 방송을 금지하고 동성 결혼을 허용할 것이란 루머가 생산되고 있다.
조코위 대통령 지지자들도 프라보워 총재가 최근 대선후보 TV 토론에 스마트 안경을 쓰고 나와 모범답안을 '커닝' 했다는 등의 가짜뉴스를 퍼뜨렸다.



인도네시아 싱크탱크 파라 신디케이트 소속 정치 분석가인 아리 누르차효는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2014년 대선 때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지만 "이제는 후보 개인을 넘어 사회 전반에 더욱 파괴적인 영향이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적절한 대응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선거가 끝나도 심각한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인도네시아 통신정보부는 80명 규모의 팩트체크 팀을 구성해 가짜뉴스에 대한 24시간 대응에 착수했지만, 역부족이다.
인도네시아 인구의 절반에 육박하는 1억3천만명이 하루 3시간 이상 소셜미디어를 사용하는 데다 대선과 총선, 지방선거 등이 한 날에 치러지면서 출마 후보만 24만5천명에 달하기 때문이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유포되는 가짜뉴스도 실제로 발생한 헬기 추락사고 사진에 특정 후보 진영의 현금 뭉치가 잔해에서 발견됐다는 허위 글을 붙이는 등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
정치 전문가들은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세력이 부동층의 표심을 조작하거나 정치혐오를 부추겨 투표 불참을 유도하려는 목적을 갖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실시된 일련의 여론조사에선 유권자의 15∼20%가량이 아직도 누구에게 투표할지 정하지 않은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로선 조코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
조코위 대통령의 지지율은 지난달 하반기에 진행된 네 차례 여론조사에서 프라보워 총재를 13∼20%포인트 차로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프라보워 총재 지지자들은 정권의 입맛대로 여론조사 결과가 조작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야권 대선캠프는 지난주 전국 남녀 1천44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자체 여론조사에서 프라보워 총재의 지지율이 62%에 달했고 조코위 대통령에게 표를 던질 것이란 응답은 38%에 불과했다고 8일 밝히기도 했다.
이와 함께 프라보워 진영은 인도네시아 선거관리위원회(KPU)의 정치적 중립성과 신뢰도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선 프라보워 총재가 2014년 대선에서 조코위 당시 투쟁민주당(PDI-P) 후보에게 6.2%포인트 차로 패하자 선거 불복을 선언하고 소송을 제기했던 상황이 재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선거전이 과열되면서 양측 지지자가 충돌하는 사건도 벌어지고 있다.
지난 7일 오후 욕야카르타 특별주 슬레만 군에선 조코위 대통령이 소속된 투쟁민주당(PDI-P) 당원들이 프라보워 총재를 지지하는 이슬람 단체인 이슬람수호전선(FPI) 사무실에 돌 등을 던지는 일이 벌어졌고, 이튿날에는 욕야카르타 시내에서 프라보워 총재 지지자들이 괴한에게 폭행을 당했다는 경찰 신고가 접수됐다.
정치 전문가들은 17일 치러지는 이번 선거가 초박빙 접전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hwangc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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