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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탄불 포기않는 에르도안…재개표 이어 '선거부정' 수사 예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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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탄불 포기않는 에르도안…재개표 이어 '선거부정' 수사 예고(종합)
"이스탄불서 조직적 범죄 벌어져"…에르도안 발언 후 재선거 소문 확산
"시리아 군사작전 준비 완료"…푸틴 동의 받아내기 세 번째 시도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이스탄불 시장 '수성' 의지를 강력히 드러냈다.
재검표 확대에 이어 조사·기소 방침을 내비쳤다.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러시아 방문 전 이스탄불 아타튀르크공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우리는 이스탄불 선거에서 조직적 범죄가 벌어졌다고 본다"고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투표함에서 도둑질이 벌어졌다"면서 현재 진행되는 재개표·재검표와 별도로 부정선거 혐의 수사와 기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자신이 이끄는 '정의개발당'(APK)이 선거부정 의혹을 선거관리 당국에 이미 고발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유권자 등록과 투표 과정에서 허위·조작 등 개입 정황을 보여주는 증거가 있다고 주장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득표율 격차가 1% 이내이면 자동으로 재개표를 하는 해외 사례 등을 거론하며, 이스탄불 재개표 확대는 시민의 권리를 보호하는 조처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31일 치러진 터키 지방선거 개표 결과 야당 '공화인민당'(CHP)의 에크렘 이마모을루 후보가 48.8%를 얻어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끄는 '정의개발당'(AKP) 후보 비날리 이을드름 전 총리에 2만7천여표 차(0.25%p)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AKP는 무효표가 지나치게 많다고 지적하며, 개표 결과에 이의를 제기했다.
터키 선거관리 당국은 초기 무효표를 중심으로 재검표에 나섰으나, 집권당의 계속된 요구로 재개표 범위를 계속 확대했다.
8일 오전 현재 두 후보 간 격차는 1만5천여표로 좁혀졌다.
AKP는 7일 이스탄불 시장 선거를 모두 다시 개표하자고 '최고선거위원회'(YSK)에 요청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전면 재개표와 함께 수사를 예고하는 것이다.
그는 재개표에서 격차가 더 좁혀진다면 선거 자체를 인정할 수 없다고 말해, 재선거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부정이 거의 모든 곳에서 벌어졌다"면서 "이스탄불 유권자가 약 1천만명인데, 1만3천∼1만4천표 차이를 가지고 아무도 승리를 선언할 권리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의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해당하는 YSK는 형식적으로 행정부로부터 독립된 기구이지만 2015년 이래 투표·선거에서 논란이 발생할 때마다 AKP의 요구를 그대로 수용하는 행태를 보였다.
AKP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53% 가까운 득표율을 기록하며 전체적으로 승리하고도, 또다른 지방선거 지표인 이스탄불과 앙카라 광역시장 개표에서 야당에 뒤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스탄불은 1994년 당시 정치 신인 에르도안이 시장으로 당선되며 터키 정치의 중심으로 발돋움한 곳으로 그에게 정치적 '고향'에 해당한다.
앙카라에 이어 이스탄불 시장마저 패배가 확정되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정치적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날 에드로안 대통령 발언 직후부터 소셜미디어에는 정부가 6월에 이스탄불에서 재선거를 실시할 것이라는 소문이 퍼지고 있다.


한편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앞둔 에르도안 대통령은 시리아 사태와 양국간 관광·에너지 협력이 주요 의제라고 설명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시리아 국경을 따라 군사작전을 전개하는 데 필요한 모든 준비를 마쳤다"면서 "이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공개했다.
시리아 국경 지역 군사작전이 정확하게 어떤 작전인지는 자세히 밝히지는 않았다.
앞서 에르도안 대통령은 '유프라테스강 동쪽'에서 쿠르드 민병대를 상대로 군사작전을 펼치겠다고 여러 차례 위협했다.
푸틴 대통령은 그러나 시리아 북동부 군사작전은 시리아 중앙정부와 협의가 선행돼야 한다며 앞서 올해 두 차례 정상회담에서 터키의 일방적인 군사작전 계획에 이견을 드러냈다.
tr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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