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다잡는 김현미 국토장관 "국토부 시즌2 시작"
후임장관 후보자 낙마 후 월례조회서 '심기일전' 다짐
(세종=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차기 장관 인선과 관련해 흔들린 조직을 다독이며 심기일전을 다짐했다.
김 장관은 8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대강당에서 전 직원들을 모아 월례조회를 열었다.
국토부는 가끔 월례조회를 하지만 조회를 연 시점이 최근 최정호 장관 후보자 낙마 사태와 무관하지 않다고 보는 시선이 많다.
한달여간 장관 교체가 진행됐으나 '실패'로 귀결되면서 어수선해진 조직을 다잡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김 장관은 "지난 한 달 인사청문회 준비로 고생이 많았다"며 "예기치 못한 결과로 저를 비롯해 직원 모두 마음이 매우 무거울 것으로 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그러나 지금은 올해 계획한 여러 정책이 결실을 보기 위해 업무에 속도를 내야 하는 시기"라며 "오늘 이 월례조회를 통해 마음을 하나로 모으고 새롭게 출발을 다짐하자"고 강조했다.
특히 김 장관은 "저는 임기가 조금 연장된 장관이 아니라, 문재인 정부의 두 번째 국토부 장관이라는 각오로 이 자리에 섰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전임 김현미 장관'이 추진했던 사업 중 좋은 정책은 일관되고 올곧게 계승해 나가고, 미진했거나 진척이 없는 사업들은 더욱 속도를 내고 새로운 과제를 발굴해 추진할 계획"이라고 이어나갔다.
낙마 사태 이후 여러 인사에 대한 하마평이 나오고 있으나 김 장관이 당분간 장관직을 계속 수행할 수 있다는 관측에도 힘이 실리는 상황이다.
앞으로 얼마나 더 장관직을 계속할지는 알 수 없으나 새로운 장관으로 왔다는 자세로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며 직원들에게도 심기일전을 당부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자리에서 김 장관은 개별 업무도 세세하게 챙겼다.
우선 그는 강원도 산불 복구 지원과 관련, 피해자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정책을 펼칠 것을 주문했다.
지난 주말 산불 피해 현장을 방문해 피해자들을 만나고 왔다는 김 장관은 "그분들을 만나 뵙고 공직자에게 가장 중요한 첫째 덕목은 '공감'이라는 것을 깨달았다"며 "우리 정부는 그분들께 지금까지 제공한 대형 수용시설이 아닌 가장 일상생활과 가까운 형태의 주거 지원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주거지원에서 농촌에서 생활하시던 분들의 삶의 특성이 고려돼야 한다"며 "넉넉하지는 않더라도 가족 단위의 이재민이 살 수 있을 만큼의 면적이 확보돼야 하고 부엌이 있어 취사도 가능해야 하며 마루에서는 고추를 말리고 나물도 다듬을 수 있어야 한다"고 제시하기도 했다.
주거복지 정책의 일관성 있는 추진도 당부했다.
김 장관은 "공직자에게 필요한 두 번째 덕목은 일관된 정책의지"라고 강조하고 "집은 '사는 것'이 아니라 '사는 곳'이라는 의지는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우리가 지켜나가야 할 가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택을 경기부양의 수단으로 활용하자거나, 시장에만 맡기자는 목소리는 수용하기 어렵다"고도 했다.
김 장관은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와 임차인 보호 강화와 같이 주택시장의 안정을 뒷받침하는 정책 또한 흔들림 없이 이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직원들에게 안전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안전 부주의, 초동 대처 미흡 등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구시대적 관행은 무능"이라고 강조한 김 장관은 "잦은 결함과 사고로 국민의 우려가 깊은 안전 시스템을 집중적으로 점검하자"고 당부했다.
미세먼지 대책과 관련해서는 "버스, 건설기계 등 사업용 차량을 수소에너지로 전면 전환하는 것과 같이 근본적인 개선대책을 검토하고 즉시 실행에 옮겨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이제 문재인 정부 국토부의 '시즌2'가 시작됐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이미 우리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많은 성과를 이루어낸 경험이 있고 우리가 '하나의 팀'이 된다면 이 목표들은 실현 가능하리라고 믿는다"라며 "지금까지 그랬듯이 앞으로도 함께 헤쳐나가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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