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산불] "농경지 가까운 곳에 임시거처 설치해 주오"
도·4개 시군, 1개월 내 임시 거주지 문제 해결 논의
(고성=연합뉴스) 이종건 홍창진 기자 = "임대주택과 연수원도 좋지만, 농민들에게는 농경지에서 가까운 임시주택이 필요합니다."
동해안 산불 피해조사와 구호대책 등이 본격적으로 논의되면서 산불로 삶의 터전을 잃은 이재민들의 임시거처 마련이 시급한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재민들은 현재 가까운 마을회관이나 초등학교 체육관, 친인척 집 등지에서 숙식을 해결해야 하는 힘겨운 생활을 하고 있다.
공공기관과 주택건설업체 등은 연일 이들에게 연수원과 임대주택을 임시거처로 제공하겠다고 발표하고 있다.
현재 속초와 고성지역에 연수원과 임대주택을 둔 국회와 서울시를 비롯해 LH와 한국도로공사, 부영그룹 등이다.
이재민들이 이들 시설을 임시거처로 삼으면 마을회관이나 체육관의 열악한 생활에서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번 산불에 피해를 본 상당수 농민은 이 같은 연수원이나 임대주택도 좋지만, 농경지와 가까운 곳에 임시주택을 설치해 줄 것을 바라고 있다.
농번기를 맞아 못자리 설치 등 눈코 뜰 새 없는 농사일을 하려면 농경지와 가까운 곳에서 생활해야 하기 때문이다.
산불에 집을 잃은 농민들은 현재 밤에는 학교 강당 등에 마련된 대피소 또는 친척 집 등에서 잠을 자고 나서 다음 날 경작지에 나가 농사일을 하는 이중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농민 김모(54·고성군 토성면)씨는 "연수원이나 임대주택이 컨테이너 임시주택보다 생활하기 편한 것은 사실이나 농경지에서 먼 곳이 대부분이어서 농사일을 하러 다니는 데 어려움이 많을 것 같다"며 "기존 집터 부근에 임시주택을 설치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농민 최모(61·고성군 토성면)씨도 "이제 곧 농번기가 시작돼 새벽같이 논밭에 나가야 하고 저녁 늦게 귀가하는 일이 많아질 텐데 농경지에서 멀면 불편하고 농작물이 잘못될까 봐 불안하기도 하다"며 "여름철 더위가 걱정되기는 하지만 농경지 가까운 곳의 임시주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도를 비롯해 강릉과 속초, 동해시, 고성군 등 산불피해 지역 자치단체는 7일 속초시청에서 산불수습을 위한 간담회를 열고 복구문제 등을 논의하고 시급한 현안인 임시거처 문제를 1개월 내 해결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최문순 지사는 "이재민들 대부분 체육관에서 텐트 생활을 하거나 복지회관에서 합숙 생활을 하는 만큼 이들을 위한 임시거처 마련이 가장 시급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며 "1개월 안에 임시 거주지 문제를 해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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