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온라인 대출업체 단속에 투자자 1천여 명 거리시위
퇀다이왕, 총대출액 2조5천억원 투자자 22만 명 달해
중국 내 'P2P 대출업체 파산' 관련 시위 끊이지 않아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중국 정부가 온라인 개인 간(P2P) 대출업체에 대한 단속의 고삐를 죄면서 이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발생하는 등 파장이 커지고 있다.
7일 홍콩 명보에 따르면 중국 광둥(廣東)성 둥관(東莞)시 정부는 최근 허위 재테크 상품을 설계해 이를 투자자들에게 판매하고 불법으로 투자금을 모집한 혐의로 P2P 대출업체 '퇀다이왕(團貸網)' 관계자 44명을 체포했다.
퇀다이왕의 총대출금은 145억 위안(약 2조5천억원)으로, 여기에 투자한 투자자의 수는 22만여 명에 달한다.
퇀다이왕 경영진의 체포 소식에 자신들의 투자금을 잃을까 봐 두려워진 투자자들은 집단행동에 나섰고, 전날 둥관 시에서 대규모 시위에 나섰다.
1천여 명의 투자자들은 둥관 시내 시민광장에 모여 정부의 대책 마련 등을 요구하면서 시위를 벌였고, 정부 청사를 향해 행진하려고 했다.
이에 경찰은 수백 명의 폭동 진압 부대를 동원해 이들을 진압했고, 시내 곳곳의 도로와 지하철역을 봉쇄해 시위 확산을 차단했다.
시위대 중 일부는 선동죄와 소란죄 등의 혐의로 체포돼 구금됐다.
P2P 대출은 온라인 소액 투자자들에게서 자금을 모아 학생, 회사원, 자영업자, 개발업자, 스타트업 기업 등에 대출하는 것을 말한다.
은행 금리가 너무 낮아 돈 굴릴 곳을 찾지 못하던 투자자들은 고금리를 좇아 앞다퉈 P2P 대출업체에 돈을 맡겼고, 중국 전역에서 수천 곳에 달할 정도로 P2P 업체는 우후죽순으로 생겨났다.
국유 은행의 높은 문턱을 넘지 못해 대출이 쉽지 않던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 서민들도 P2P 업체로 몰려와 대출을 신청했고, 이는 은행 대출에서 소외됐던 이들이 쉽게 대출을 받는 결과를 낳았다.
문제는 이들의 대출 상환 능력에 걸맞지 않은 과다한 대출이 이뤄지면서 빚을 못 갚는 P2P 대출자가 속출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P2P 대출업체의 자금난과 경영 악화로 이어졌고, 최근에는 정부의 강도 높은 단속까지 겹치면서 파산하는 업체가 속출하고 있다.
하지만 간신히 마련한 여유자금이나 은퇴 후 노후생활을 위해 써야 할 퇴직금 등을 P2P 업체에 투자했다가 돈을 모두 날리게 된 중국 서민들이 이에 항의하고 나서면서 중국 전역에서는 P2P 관련 시위가 끊이지 않고 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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