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보고관 "에콰도르, 어산지 추방하면 안돼"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에콰도르 정부가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의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를 추방해서는 안 된다고 닐스 멜처 유엔 고문 문제 특별보고관이 거듭 촉구했다.
멜처 특별보고관은 5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어산지가 주영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쫓겨나면 미국으로 추방돼 부당한 처우를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호주 국적의 어산지는 2010년 위키리크스에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전쟁 관련 미국 기밀문서 수십만 건을 올려 1급 수배 대상이 됐다.
그는 2012년 6월 런던에 있는 에콰도르 대사관으로 피신한 뒤 7년째 망명자 신분으로 생활하며 건물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있다.
어산지는 지난해부터 에콰도르 정부와 갈등을 겪으면서 추방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레닌 모레노 에콰도르 대통령은 이달 2일 언론 인터뷰에서 어산지가 반복해서 망명 조건을 위반하고 있다며 그에게 경고를 보냈다.
모레노 대통령은 자신이 대통령이 되기 전 유럽에 머물 때 자신과 가족의 사적인 정보를 위키리크스가 가로채 소셜미디어에 유포했다며 "어산지는 개인 계좌나 전화를 해킹할 권리가 없다"고 비판했다.
에콰도르는 지난해 3월 어산지가 러시아 이중스파이 암살시도 사건, 카탈루냐 분리독립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 소셜미디어에 의견을 올리며 논란을 일으키자 외부통신을 차단했다기 일부 풀어준 뒤 내정간섭 금지 등 망명 의무사항을 추가했다.
멜처 특별보고관은 "만약 그(어산지)가 대사관 밖으로 나가게 된다면 영국 당국에 체포돼 미국으로 추방될 것이다"라며 "그럴 경우 어산지는 표현의 자유와 공정한 재판 기회를 빼앗기고 인권 침해에 노출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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