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랜드 '비밀 병기' 이대헌, 전역하자마자 4강 PO서 19득점
(인천=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오늘 경기 최우수선수(MVP)는 이대헌 선수입니다!"
프로농구 인천 전자랜드의 장내 아나운서 함석훈 씨가 마이크를 붙잡고 외쳤다.
6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4강 플레이오프 2차전 인천 전자랜드와 창원 LG의 경기에서 양팀을 통틀어 국내 선수 가운데 최다 득점을 올린 이는 바로 전자랜드의 이대헌(27·197㎝)이었다.
이대헌은 이날 16분 16초만 뛰고도 19점에 리바운드 3개를 잡아냈다. 자유투 2개, 3점슛 1개는 100% 성공했고 2점 야투도 9개 가운데 7개를 성공했다.
웬만한 농구 팬에게도 생소한 이름인 이대헌은 3월 20일에 상무에서 전역한 '예비역 병장'이다.
2018-2019시즌 정규리그에는 한 경기도 뛰지 않고 플레이오프부터 출전하기 시작한 이대헌은 이틀 전 1차전에서도 5점, 4리바운드로 몸을 풀더니 이날 말 그대로 '깜짝 활약'을 펼쳤다.
4쿼터 첫 공격에서 LG 외국인 선수 제임스 메이스를 상대로 적극적인 포스트업을 통해 2점을 넣어 강렬한 인상을 남긴 이대헌은 4쿼터에서만 15점을 몰아치며 전자랜드의 111-86 대승을 이끌었다.
이대헌은 경기를 마친 뒤 "팀이 이겨 기분이 좋다"며 "창원 3차전에서도 전자랜드만의 농구를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고 2차전을 마친 소감과 3차전 각오를 함께 밝혔다.
2015-2016시즌 서울 SK에서 데뷔한 이대헌은 그 시즌에 평균 2.7점에 1.7리바운드를 기록했고, 입대 전인 2016-2017시즌 전자랜드에서는 2.1점에 0.6리바운드를 기록한 벤치 멤버였다.
이번 플레이오프에서도 그를 주목한 이는 많지 않았다. 실제 이날 경기 득점도 승부가 어느 정도 기운 뒤에 나온 것이기는 하지만 그의 이름 석 자를 팬들에게 알리기는 충분한 활약이었다.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은 "상무에서 몸을 잘 만들어 왔다"며 "메이스를 상대로 다만 몇 분이라도 힘 싸움을 해주면 되고, 미스매치가 발생하면 자신 있게 골밑에서 제 역할을 할 선수"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팀 동료인 기디 팟츠도 인터뷰에서 "군에서 복귀한 다른 팀의 선수들도 봤지만 오늘 이대헌만큼 해준 선수는 본 적이 없다"며 "이번 시즌 복귀 선수 가운데 최고의 활약을 했다"고 칭찬했다.
이대헌은 "경기 초반에 투입됐다가 제 역할을 못 하고 벤치로 나왔는데 '다시 들어가면 적극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을 해보겠다'고 마음을 먹었다"며 "고등학교 때까지 체구가 왜소했지만 이후 웨이트 트레이닝에 재미를 붙여 힘이 좋아진 것 같다"고 상대 외국인 선수와 '파워 대결'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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