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공대 재정지원 동의안 처리 '신중'…실시협약 체결 연기되나
전남도의회 5월 임시회로 미룰 가능성…나주시의회도 "재정부담 커 검토 필요"
(무안·나주=연합뉴스) 여운창 박철홍 기자 = 전남도와 나주시 의회가 한전공대 재정지원 동의안 처리에 신중한 입장을 보여, 오는 4월 중하순께로 점쳐진 실시협약 체결이 5월로 미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7일 전남도의회에 따르면 4월 임시회에서 한전공대 재정지원 동의안을 처리하는 것에 대체로 부정적인 분위기가 강해 상임위 심의 자체를 5월 임시회로 넘길 가능성이 크다.
매년 100억원씩 10년간 나눠 지원한다고는 하지만 1천억원은 열악한 전남도 재정여건에서 다른 사업 추진에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동의안 제출 전 사전 설명 절차 등이 부족해 충분한 심의가 이뤄지기 힘든 상황이란 점도 이유로 들고 있다.
특히 한전공대 마스터플랜이 아직 나오지 않은 시점에 재정지원 규모를 결정하는 것에 대해 우려도 나온다.
이로 인해 동의안은 소관 상임위인 경제관광문화위원회에 보고만 이뤄진 상태로 아직 상임위 정식 안건으로 상정되지 않았다.
상임위원장이 동의안을 상정해야만 상임위 심의에 들어갈 수 있는데 김태균 위원장도 즉시 상임위 심의에 들어가는데 부담을 느끼고 있어 전남도도 동의안을 제출하지 않은 상태다.
상임위는 일단 전남도가 보고한 내용을 토대로 현장방문과 사전 논의 등을 해 보겠다는 입장이지만 정식 심의 착수는 미지수다.
상임위가 일단 오는 8일 심의에 착수하지 않을 경우 다음 임시회인 5월로 심의가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
4월 임시회가 오는 11일 폐회하기 때문에 시간이 촉박한 데다 신중한 심의를 이유로 연기할 수 있다.
이번 회기에 심의를 하더라도 제출된 동의안 지원 규모를 삭감할 수 있는 권한이 상임위에 있는지도 확실치 않다.
김태균 위원장은 "아직 도로부터 동의안을 제출받지 않았으며 지금 당장 심사에 들어간다 하더라도 시간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많아 상임위 상정도 고민 중이다"며 "5월(14~22일)에 임시회가 열리기 전까지 충분히 사전 검토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중하긴 나주시의회도 마찬가지다.
지난 4일 간담회를 열고 재정지원 동의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 나주시의회 기획총무위원들은 전남도보다 662억원 개발부담금을 더 부담하는 것에 우려를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나주시의회 의원들은 오는 4월 말 예정된 임시회에 임시회에서 신중하게 논의를 이어가자는 입장만 정하고 해산해, 시의회 통과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에서는 2천600여억원 재정지원금이 너무 과도하다는 불만도 쏟아져 나온다.
일부 의원들은 "한전공대 유치를 위해 광주시와 경쟁을 의식해 지원금 규모가 커졌다"며 "불필요한 경쟁 탓에 유치한 전남도와 나주시의 재정부담만 불필요하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전남도 부영CC 한전공대 부지는 지난 1월 입지선정 심사에서 45점 만점의 경제성·지원계획 심사 항목에서 43.72점을 획득, 광주(37.28점)보다 6.44점 앞서 최종 입지로 선정됐다.
전남도·나주시와 한전공대 부지제공 실시협약을 협의 중인 한국전력 측은 "지원 조건은 부지입지 선정과정에서 지자체가 약속한 것으로 수정이 불가능하다"며 "원칙적으로는 동의안 통과 불발로 실시협약 체결이 무산되면 2순위 후보지를 검토해봐야 하지만,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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