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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턴액티브] 유튜브 영상에 '자막 달아 주세요' 댓글 다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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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턴액티브] 유튜브 영상에 '자막 달아 주세요' 댓글 다는 이유는

(서울=연합뉴스) 황예림 인턴기자 = "영상을 함께 보고 싶은데 한글 자막을 달아 주실 수 있으세요"
구독자가 1만명에 이르는 유튜브 채널 '하개월'을 운영하는 김하정(32)씨. 농인(聾人·청각에 장애가 있어 소리를 듣지 못하는 사람) 유튜버인 그는 다른 이들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 찾아가 '자막을 달아달라'는 댓글을 달고 있다.

이런 댓글을 다는 이유는 단순하다.
청각 장애인들은 자막이나 수어 화면이 제공되지 않으면 영상 내용을 이해하기 힘든데, 유튜브에 게시되는 대다수 영상엔 한글 자막이 달려 있지 않기 때문.
영상 게시자가 따로 자막을 달지 않아도 영상의 음성을 인식해서 문자로 변환하는 '자동 자막' 기능을 유튜브에서 지원하긴 하지만, 정확도가 떨어져 영상의 내용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처음에는 김씨가 댓글을 달면 '자동 자막으로 볼 수 있다'고 외면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김씨의 유튜브 채널 '하개월'의 구독자 수가 늘어나면서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한다.
유튜브 채널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의 인기 프로그램 '유시민의 알릴레오'는 1·2화에선 한글 자막을 지원하지 않았지만 1화 영상에 김씨가 남긴 자막 요청 댓글이 2천300개가 넘는 추천을 받아 인기 댓글로 올라가자 3화부터는 한글 자막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구독자가 2만7천명에 이르는 유튜버 'happyfeet SJ'도 김씨의 댓글을 계기로 7개월 전부터 대다수 영상에 자막을 제공하고 있다.

'유시민의 알릴레오' 홍보 담당자 백진수씨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하개월'님의 댓글을 보고 내부에서 회의를 한 끝에 모든 본편 영상에 한글 자막을 달기로 결정했다"며 "1시간이 넘는 영상에 자막을 다는 게 조금 고생스러운 작업일 수도 있지만 누군가에겐 꼭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해서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말했다.
김씨의 댓글 운동에 구독자들의 호응도 더 적극적으로 변하고 있다. 유튜브에선 영상 게시자 외에도 누구나 자막을 달 수 있도록 '자막 추가' 기능을 지원하는데, 김씨의 자막 요청 댓글을 보고 영상 제작자보다 먼저 발 벗고 나서서 자막을 다는 구독자가 나타난 것.
지난해 8월 조회수 60만회가 넘었던 박막례 할머니의 인기 영상에 김씨가 '자막이 없어서 보기가 어려운데 혹시 자막을 달아 주실 수 있으신가요? 꼭 보고 싶어서요. 저도 함께 웃고 싶어요'라고 댓글을 남기자 유튜브 이용자 'YOUTUBE ATAR'는 자막 추가 기능을 이용해서 직접 해당 영상에 자막을 달았다.
이 이용자는 "댓글 보자마자 자막 달러 갔네요. 다들 조금만 시간 투자해서 자막 달기 동참하고 함께 웃어요"라는 댓글을 남겼다.
김씨는 자막을 달아달라고 요청하는 이유에 대해 "평소 유튜브 영상을 즐겨보는 편이었는데 언제나 자막이 없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했다"며 "점점 제 채널이 커가고 저를 알아보는 사람도 늘어나면서 더 열심히 목소리를 내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최근에는 확실히 변화가 생긴 것을 실감한다"며 "요청을 하면 금세 자막을 달아 주는 유튜버들이 많아졌고, 꾸준히 자막을 입력하는 채널도 생겼다. 어쩔 땐 구독자들이 '자막을 달아두었으니 보러 오라'고 댓글로 알려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지난달 28일 '유튜브에서도 소외를 느껴요'라는 제목으로 청각 장애인들이 유튜브 환경에서 겪는 불편함에 관해 이야기하는 영상을 제작하기도 했다.
영상에서 그는 "자막 작업은 힘든 일"이라고 말하면서 "그럼에도 제가 자막 작업을 꾸준히 하는 이유는 제가 농인이고, 자막이 없는 영상을 보는 기분을 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방송을 볼 때도 농인, 청각 장애인들의 소외가 없었으면 좋겠어요. 모든 유튜브 영상에 자막이 달릴 때까지 열심히 '댓글 놀이'할 거에요"라고 말하며 영상을 마쳤다.
yellowyer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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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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