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고 싶던 드로 구질 익혀 돌아온 장타여왕 이정민
롯데렌터카 여자오픈 1R 5언더파 "티샷 안정되니 경기가 술술 풀려"
(서귀포=연합뉴스) 권훈 기자 = "치고 싶었던 드로 구질이 제대로 구사되니 경기가 쉽게 풀리네요"
이정민(27)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손꼽는 장타자였다.
야리야리한 몸매지만 큰 키(172㎝)를 활용한 남성적인 스윙으로 손쉽게 260야드는 거뜬히 날렸다.
시원한 장타에 롱아이언도 능숙하게 다룬 그는 우승 트로피도 8개나 품에 안았다.
그러나 이정민은 2016년 월드레이디스 챔피언십 우승 이후 슬럼프에 빠졌다.
2017년에는 상금랭킹 81위(6천610만원)까지 밀렸다.
장기이던 드라이버샷이 망가졌기 때문이다.
드라이버가 똑바로 가는 일이 드물어지면서 페어웨이 안착률이 121위(64.95%)까지 떨어졌다. 덩달아 비거리도 줄었다. 10위 밖으로 밀린 적이 없던 장타 순위가 59위(243야드)까지 내려갔다.
페이드 구질을 구사하던 이정민이 드로 구질로 바꿔보려다 생긴 일이었다.
지난해 겨우 드라이버샷이 살아난 이정민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미국 전지훈련에서 그토록 원하던 드로 구질을 완전히 손에 익히는 데 성공했다.
4일 제주 서귀포시 롯데 스카이힐 제주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KLPGA투어 국내 개막전 롯데 렌터카 여자오픈 1라운드에서 이정민은 버디 6개를 잡아내며 5언더파 67타를 쳐 리더보드 상단을 점령했다.
이정민은 "드라이버, 아이언, 퍼트까지 모두 좋았다. 실수도 있었지만 큰 실수는 아니었다. 만족스러운 경기였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이정민은 페어웨이에서 두번째샷을 하는데 아무런 어려움이 없었다. 드라이버 티샷이 원하는 곳에 떨어졌다. 페어웨이 안착률이 무려 85.7%에 이르렀고 아이언샷 정확도도 저절로 올라갔다. 딱 한번 그린을 놓쳤을 뿐이다.
게다가 겨울 동안 정성을 들여 연습한 퍼트도 따라줬다. 17번홀(파3)에서 3퍼트 보기가 옥의 티였다.
이정민은 "티샷이 안정되면서 마음도 편해졌다"면서 "경기가 잘 풀리지 않더라도 한 번 더 생각하고 여유를 가지면 리듬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여유를 보였다.
"샷은 전성기보다 더 좋은 것 같다"는 이정민은 "내일만 잘 넘기면 3, 4라운드에서는 과감하게 승부를 걸어보겠다"고 3년 만에 우승 의욕을 숨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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