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찍은 줄 알았는데…" SK, 풀지 못한 타선 침체
팀 타율과 팀 출루율, 나란히 리그 최저
(인천=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염경엽 SK 와이번스 감독은 3일 경기 전 "타격이 바닥을 찍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제는 올라올 일만 남았다는 염 감독의 기대 섞인 전망과는 달리 SK 타선은 더 밑으로 내려갔다.
SK는 3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벌어진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즌 2차전에서 3안타 빈타에 허덕이며 1-3으로 무릎을 꿇었다.
SK는 2일에도 0-5로 패하는 등 롯데와의 두 경기에서 단 1점을 뽑아내는 데 그쳤다.
두 경기에 등판한 롯데 선발의 면면을 살펴보면 예상 밖의 결과다. 2일엔 4선발 장시환, 3일에는 5선발 박시영이 등판했다.
장시환은 직전 경기였던 3월 27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2⅔이닝 6실점으로 무너졌지만, SK를 제물로 1천22일 만의 선발승을 챙겼다.
지난해 평균자책점이 8.54에 달했던 박시영은 5⅔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4명이 경합 중인 5선발 경쟁에서 가장 앞서나갔다.
염 감독으로서는 고민이 커지게 생겼다. 염 감독이 사령탑으로서 쓸 수 있는 마지막 카드를 소진했기 때문이다.
염 감독은 3일 경기 전, 선수단을 소집해 25분가량 미팅을 가졌다.
요약하면 타석에서 망설이거나 두려워하지 말고 자신 있게 배트를 휘두르라는 주문이었다.
염 감독 자신도 자칫 선수들에게 부담을 더 얹어주는 것은 아닐까 고민하며 며칠간 망설였다고 한다.
하지만 결국에는 직접 나서야 할 정도로 SK 타선은 타격 침체에 대한 해답을 꽤 오래 찾지 못하고 있었다.
3일 경기에서도 타격은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전체적으로 타자들의 타이밍이 맞지 않았다.
경기 초반 잘 맞은 타구가 상대 호수비에 걸린 장면도 불운했다.
9명의 야수 가운데 절반 정도만 부진해도 싸워볼 만할 텐데, SK는 한두명을 제외하고는 거의 집단적인 슬럼프를 겪고 있다.
식은 타선의 불씨를 살려줄 선수를 찾아보기 어렵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인 한동민은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한동민 대신 올라온 배영섭은 2군에서 5할이 넘는 맹타를 휘둘렀지만 마치 전염이라도 된 듯 3일 경기에서는 4타수 무안타로 고개를 숙였다.
SK는 현재 팀 타율이 0.207로 10개 구단 중에서 최하위다. 팀 출루율(0.286)은 리그에서 유일하게 2할대다.
팀을 대표하는 거포 군단의 색깔마저 잃어버렸다. SK의 팀 장타율은 0.335로 리그에서 9위로 떨어졌다.
시즌 첫 2연패에 빠진 SK는 그나마 앞서 벌어놓은 승수(6승 4패)가 있어 큰 타격을 받진 않았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타격 부진이 계속되면 선수들이 더욱 위축되고, 선전해온 마운드도 같이 흔들릴 수 있다.
SK가 어떻게 타격 침체 탈출구를 마련할지 주목된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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