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주전 포수 굳혀가는 김준태 "평생 없을 기회"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포수 김준태(25)는 2012년 롯데 자이언츠의 육성 선수로 입단했다.
당시 롯데에는 국가대표급 포수 강민호 외에도 용덕한이라는 준수한 백업 포수가 있었다.
김준태가 설 자리는 없었다. 그는 2013년부터 2016년까지 4시즌 동안 1군에서 99경기를 뛰는 데 그쳤다.
상무에서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올 시즌에도 김준태의 입지는 좁았다.
붙박이 주전 포수 강민호가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했지만, 안중열과 나종덕이라는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했다.
안중열은 지난해 후반기 맹활약했고, 프로 2년 차 나종덕은 작년 1군에서 106경기를 소화했다.
갓 제대한 데다 군 복무 중 팔꿈치를 수술해 스프링캠프에서 2루 송구에 불안감을 안긴 김준태는 세 번째 옵션으로 평가받았다.
실제로 개막 이후 선발 출전 기회도 안중열, 나종덕, 김준태 순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안방마남' 오디션에서 가장 먼저 두각을 나타낸 선수는 오히려 김준태다.
포수 3명에게 번갈아 가며 마스크를 씌웠던 양상문 감독은 지난주부터는 김준태를 고정으로 출전시키고 있다.
그만큼 김준태가 코치진으로부터 신뢰를 얻었다는 의미다. 여기에 안중열이 부진 끝에 최근 2군행을 통보받으면서 김준태는 더 많은 기회를 보장받게 됐다.
김준태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는 부분은 투수 리드다. 김준태가 포수 마스크를 썼을 때 선발 투수들의 성적이 좋았다.
지난 2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전에서는 4선발 장시환과 환상의 호흡을 보였다.
직전 등판에서 2⅔이닝 6실점으로 무너졌던 장시환은 김준태를 만난 뒤 5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롯데가 2-0으로 앞선 4회말 2사 만루의 위기에서 SK 최항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장면이 압권이었다.
장시환은 1볼-2스트라이크에서 하이 패스트볼로 최항의 시선을 유도한 뒤 결정구로 낮게 떨어지는 변화구를 선택했다.
정석에 가까운 '눈높이 교란' 작전이었지만 최항의 배트는 나오다가 멈췄다. 볼 카운트는 풀카운트가 됐다.
그 상황에서 장시환-김준태 배터리는 다시 한번 떨어지는 변화구를 밀어붙였다. 최항은 이번에는 참지 못하고 헛스윙 삼진으로 돌아섰다.
장시환은 1천22일 만에 선발승을 거둔 뒤 그 공을 포수 김준태에게 돌렸다.
그는 "(김)준태는 자신의 볼 배합을 확신하는 선수"라며 "준태의 볼 배합에 맞춰 던졌더니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준태에게 고마워 해야 할 날"이라고 말했다.
김준태는 여전히 보완해야 할 점이 많은 포수다. 타율은 0.056(18타수 1안타)에 불과하고, 블로킹과 수비에서도 타 팀 주전 포수들과 비교하면 안정감이 떨어진다.
하지만 김준태에게는 누구도 따라 할 수 없는 절실함이 있다. 롯데 선발진이 시즌 초반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준 데에도 김준태의 지분이 상당하다.
김준태는 "강민호 선배라는 높은 산이 있어서 미래가 보이지 않았다"며 "그래서 한때 야구를 포기하려고도 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올 시즌은 내게 평생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기회"라며 "이 기회를 절대 놓치지 않겠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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