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바람에 불씨가 사방으로 휙 휙…산불 진화에 '악전고투'
어두워지면 헬기 투입 못해 걱정…민가쪽으로는 방어선 구축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강한 바람 때문에 불씨가 도깨비불처럼 휙 휙 날아다녀서 언제 진화를 할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2일 오후 7시 부산 해운대 반송동 운봉산 자락에 꾸려진 부산소방안전본부 현장지휘소.
지휘소 현장 상황판에는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들이 기록되고 있었다.
소방대원과 관할 지자체에서 파견된 직원들은 분주하게 오가며 불길의 방향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이곳 현장지휘소는 이날 오후 3시 18분께 불이 시작된 곳이지만 약 4시간이 지나면서 현재는 이곳에서 연기 등이 보이지 않는 상태다.
불이 북동풍을 타고 운봉산을 넘어 기장군 철마면을 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 지휘소 상공에는 동시에 헬기 5∼6대가 교차하며 산 너머로 물을 뿌리고 있고, 현장지휘소까지 냄새가 진동한다.
지휘판은 운봉산 일대 4곳으로 산불이 비화한 모습을 보여준다.
부산소방안전본부의 한 관계자는 "현재 헬기 상공에서는 시커멓고 매캐한 연기가 보여 진화 시간은 추정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어두워 지면 헬기 사용에 제한이 있어 지금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해운대 산불 밤샘 진화…산림 5만ha 불타·주민들 긴급대피 / 연합뉴스 (Yonhapnews)
소방대원들은 불이 민가로 번지지 않도록 방어선을 구축한 상태다.
해운대구와 시청직원 600여명도 동원돼 화재 저지선을 구축하고 있다.
해운대구의 한 관계자는 "직원들이 산을 오르면서 잔불이나 연기를 찾고 있지만, 아직 큰 불꽃은 발견되지 않는 상태"라면서 "불길을 잡으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다급해했다.
현장에서는 일몰이 다가오면서 화재 진화 작업이 밤새 이어질 가능성까지도 대비하고 있다.
이날 화재로 해운대구 일대 주민들은 불안해하고 있다.
한때 10㎞ 밖에서도 운봉산에서 흰 연기 기둥이 치솟는 장면이 보였고, 반송동 일대에도 탄 냄새가 많이 나는 상황이다.
현장지휘소 인근 상가의 한 주인은 "더 늦기 전에 불길을 잡아야 할 텐데 걱정이다"며 발을 동동 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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