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개혁 갈등 등 정치 불확실성에 브라질 금융시장 변동성 커져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한동안 고수익을 올리며 독주하던 브라질 펀드가 최근 브라질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로 기세가 꺾였다.
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국내에 출시된 설정액 10억원 이상 펀드의 수익률을 집계한 결과 지난 3월 29일 기준 브라질 펀드 9개의 최근 1개월 평균 수익률은 -9.49%다.
이 기간 전체 해외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0.92%)에도 크게 못 미치는 수준으로 국가·지역별 수익률로 보면 해외 주식형 펀드 가운데 가장 저조했다.
상품별로 보면 '멀티에셋삼바브라질증권자투자신탁[주식]C1'(-11.01%), '신한BNPP더드림브라질증권자투자신탁 1[주식](종류C-e)'(-10.61%), 'KB브라질증권자투자신탁(주식)C클래스' (-10.55%) 등의 평가 손실 폭이 특히 컸다.
브라질 주식에 투자하는 중남미 펀드도 최근 1개월 평균 수익률이 -6.25%로 낮은 편이다.
그러나 작년 연말 무렵에는 글로벌 증시 침체 여파로 선진국과 신흥국을 가리지 않고 해외 주식형 펀드가 대체로 손실을 낸 가운데 브라질 펀드는 독보적인 수익을 올렸다.
지난해 10월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당선으로 정치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새 정부 정책에 대한 기대감과 경제 회복세 등이 맞물리면서 브라질 증시가 강세를 보인 덕이었다.
이에 따라 최근 6개월 평균 수익률을 보면 브라질 펀드는 19.49%로 해외 주식형 펀드 중 가장 높은 편이다. 이 기간 전체 해외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0.85%다.
문제는 보우소나루 정부가 추진하는 연금개혁이 최근 정부와 의회 간 갈등으로 삐걱거리는 등 정치적 불확실성이 불거지면서 나타났다.
헤알화 가치와 채권 가치가 급락하는 등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브라질 증시는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보베스파 지수는 지난 3월 29일 95,414.55로 마감해 종가 기준 연고점을 기록한 같은 달 18일(99,993.92)과 비교해 약 열흘간 4.58% 하락했다.
문남중 대신증권[003540] 연구원은 "투자자들의 기대가 순식간에 우려로 바뀌면서 브라질 증시가 흔들리고 있다"며 "새 정권이 추진하는 재정개혁 조치의 강도에 따라 거시경제 모멘텀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올해 연금개혁안 통과 시 브라질 경제성장 활력은 더 커지고, 보베스파 지수는 점진적으로 경기 회복세를 반영하며 상승 탄력이 붙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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