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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 지도자들, 트럼프 '골란고원 선언' 비판…유엔 결의 추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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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 지도자들, 트럼프 '골란고원 선언' 비판…유엔 결의 추진(종합)
美 이스라엘 영토 인정 강력 비판…ICJ에 법적 의견 요청키로
사우디와 단교 카타르 군주도 참석 눈길…개막 세션 후 바로 떠나


(카이로·서울=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전성훈 기자 = 골란고원 주권 문제를 둘러싸고 이스라엘-아랍국가들 간 긴장이 다시 고조되는 가운데 31일(현지시간) 제30차 아랍연맹(Arab League) 정상회의가 튀니지에서 개최됐다.
AP·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아랍연맹 22개 회원국의 정상 및 대표단은 튀니지 수도 튀니스에 모여 시리아, 리비아, 예멘 내전과 팔레스타인 분쟁 등 아랍권 현안을 논의했다.
참석자들은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골란고원을 이스라엘의 영토로 인정한 것을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살만 빈 압둘아지즈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은 개회식에서 "사우디는 골란고원에 대한 시리아의 주권을 훼손하는 어떤 조치도 전적으로 거부한다"고 밝혔다.
또 살만 국왕은 동예루살렘을 수도로 하는 팔레스타인 국가 창설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고 이란의 내정간섭이 중동의 불안정에 책임이 있다고 비난했다.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도 "국제법과 유엔 결의에 따르면 골란고원은 점령된 시리아 영토"라고 강조했다.

아흐메드 아불 게이트 아랍연맹 사무총장은 이스라엘의 골란고원 주권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결의안을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 제출하는 한편 국제사법재판소(ICJ)에 법적 의견을 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아랍연맹은 최종 성명을 통해 이른바 아랍평화안(Arab Peace Initiative)에 대한 지지도 재확인했다.
이스라엘이 골란고원을 포함해 1967년 제3차 중동전쟁(6일 전쟁)으로 점령한 모든 땅을 반환할 경우 이스라엘과 평화 협상을 재개하는 등 평화 보장 방안을 강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성명에는 내정 불간섭 및 무력 불사용 등에 기반해 오랜 앙숙인 이란과의 협력을 촉구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미국 백악관에서 공동회견을 하고 골란고원에 대한 이스라엘의 주권을 인정하는 포고문에 서명하면서 국제사회에 파문을 일으켰다.
군사적 요충지인 골란고원은 1967년 6월 이스라엘과 아랍 사이에서 벌어진 제3차 중동전쟁(이른바 '6일 전쟁') 이후 이스라엘이 점령한 땅이다.
이스라엘은 이후 1981년 골란고원을 자국 영토로 병합했으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이스라엘의 주권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번 정상회의에 참석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시리아 분쟁과 관련한 어떤 결의안도 골란고원을 비롯해 시리아의 영토 주권을 인정해야 한다면서 유엔의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번 정상회의와 관련해 로이터는 "이란의 중동지역 영향력 확대, 예맨 내전, 알제리·수단 등의 정국 불안 등의 이슈를 둘러싸고 분열돼 있던 아랍 지도자들이 골란고원 영토 주권 문제가 불거지자 단합을 도모하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올해 아랍연맹 정상회의에선 특히 카타르 군주(에미르)인 셰이크 타밈 빈하마드 알타니가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셰이크 타밈 군주는 개막 세션에서 살만 사우디 국왕과 같은 테이블에 앉았다.
사우디, 이집트,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등 아랍권 4개국이 2017년 6월 테러조직 지원, 이란과 우호 관계 등을 이유로 카타르와 단교를 선언한 뒤 카타르 군주와 사우디 국왕이 공개석상에 함께 등장하기는 처음이다.
다만, 셰이크 타밈 군주는 정상회의 개막 세션을 마친 뒤 곧바로 회의장을 떠나는 모습이 현지 TV 카메라에 잡혀 그 배경을 두고 궁금증이 증폭됐다.
셰이크 타밈 군주가 회의장을 일찍 떠난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셰이크 타밈 군주 외에 나머지 카타르 대표단은 현지에 머물고 있다고 튀니지 국영통신 TAP는 전했다.
일각에서는 셰이크 타밈 군주의 회의 참석 자체가 카타르와 사우디의 긴장관계가 완화된 신호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지만, 로이터는 그의 조기 퇴장을 두고 두 나라의 관계 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번 정상회의에 시리아는 참석하지 않았다. 시리아는 오랜 내전의 출발점이 된 2011년 민중 봉기 무력 진압 이후 아랍연맹 회원 자격이 정지된 상태다.
아랍연맹은 시리아의 복권 여부에 대해 아직 회원국 간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noja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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