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美에 '관세보복' 또 연기…정면대결 대신 타협점 찾을듯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인도가 미국에 대한 '관세 보복' 실행을 또 뒤로 미뤘다.
인도는 이달 초 미국의 특혜관세 중단 결정에 맞서 관세 보복에 나서는 안을 적극 검토했지만, 결국 미국과의 정면대결을 당분간 피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31일 인도 PTI통신 등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4월 1일부터 월넛, 렌틸콩, 진단 시약 등 미국산 29개 품목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려다 5월 2일까지 유예 기간을 두기로 결정했다.
인도 정부는 지난해 초 미국이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관세 폭탄'을 매기자 이에 대한 보복 조치로 그해 6월부터 29개 품목 관세부과를 추진해왔다.
인도는 그간 미국의 요청을 받아들여 관련 보복관세 부과조치를 6차례 미뤄왔으나 이번에는 유예 만료 기간이 끝나는 4월 1일부터 추가 관세를 매길 가능성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도에 대해 일반특혜관세제도(GSP) 지위까지 중단하겠다고 밝히자 미뤄왔던 보복 조치를 가동해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했기 때문이다.
미국은 1970년대 GSP를 도입한 뒤 120개국에서 특정 상품을 수입할 때 무관세 등의 혜택을 부여해왔고, 인도는 2017년 미국에 56억 달러 규모를 무관세로 수출했다.
인도 정부는 트럼프 정부를 직접 자극하는 대신 내달 초 미국으로 대표단을 파견해 GSP 지위 회복, 철강 관세 면제 등에 대해 논의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미국은 인도가 아마존, 월마트 등 글로벌 유통업체들을 대상으로 데이터센터 현지 구축 등 전자상거래 규제를 강화하는 데에 불만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정부 통계에 따르면 인도는 지난해 미국에 486억달러어치를 수출했고 210억달러 규모의 흑자를 올렸다.
이코노믹타임스는 인도 정부가 관세 보복 대결보다는 미국산 원유와 가스를 더 수입해 대미 흑자를 줄이는 방안도 고려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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