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마니아 反부패 상징' 초대 EU 검찰총장 후보 자국서 기소
"쾨베시 검사, 부패혐의 기소 통보받아…EU 검찰총장 도전에 영향"
쾨베시, 혐의 부인…"정부의 사법부 탄압"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루마니아 반부패기구 수장 출신의 초대 유럽연합(EU) 검찰총장 후보가 자국에서 부패 혐의로 기소됐다.
라우라 코드루차 쾨베시 전 루마니아 반부패청(DNA) 검사장이 부패 혐의로 기소됐다고 AFP통신이 사법기관 소식통을 인용해 28일(부쿠레슈티 현지시간) 보도했다.
'사회민주당'(PSD) 정부가 구성한 검찰 조사 특별위원회는 이날 청문회에서 쾨베시 검사에게 공소 사실을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쾨베시 검사는 직권 남용, 뇌물, 위증 등 혐의를 받는다.
루마니아 검찰은 29일 중에 기소 사실을 공식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쾨베시 검사는 "(부패 혐의 기소는) 나에게 재갈을 물리고 사법부 전체를 탄압하는 조처"라고 주장하며, 혐의 일체를 부인했다.
루마니아 당국은 쾨베시 검사의 직무를 정지하고, 출국금지 조처를 내릴 것으로 루마니아 언론이 보도했다.
쾨베시는 법원을 통해 이의를 제기하겠지만, EU 검찰총장 후보 활동에 제약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유럽의회 지지를 확보한 쾨베시 검사는 프랑스 출신 장-프랑수아 뵈네르 후보와 경쟁하고 있다.
쾨베시 검사는 청문회 후 취재진과 만나 "아마도 어떤 이들은 내가 그 자리에 가게 될까 봐 크게 낙담한 것 같다"고 말했다.
루마니아 PSD 정부는 EU에서 쾨베시 후보 '낙선운동'을 펼치고 있다.
'여성 최초', '최연소' 루마니아 검찰총장 이력을 자랑하는 쾨베시 검사는 2013년부터 반부패청을 이끌며 굵직한 부패수사를 기획하고 2015년 당시 현직 총리를 비롯해 정치 거물을 잇달아 기소하며 국민의 신망을 받았다.
반부패청은 한국이 검토하는 '공직자비리수사처'와 같은 개념이다.
루마니아에서 그는 '정의 여사'(Mrs. Justice)라는 별명으로 통한다.
그러나 '성역'을 가리지 않는 수사로 집권 PSD '실세' 리비우 드라그네아 대표를 비롯해 정치권과 갈등을 빚었다.
자신과 검찰 조직의 입지를 위해 거물을 상대로 무리한 기획수사를 벌였다는 비판도 함께 받았다.
PSD 정부는 지난해 대통령의 반대와 여론의 반대시위에도 쾨베시 해임을 강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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