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조사관 "카슈끄지 사건 '밀실 재판'…사우디, 공개해야"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사건을 조사하는 유엔 특별조사관이 사우디에 투명한 재판을 촉구했다.
아녜스 칼라마르 유엔 법외·임의처형 특별조사관은 28일(현지시간) "재판과정과 채택된 증거를 모두 공개하라"고 촉구했다고 터키 관영 아나돌루통신이 전했다.
칼라마르 조사관은 사우디 당국의 '밀실 재판'이 국제 기준에 미달한다고 지적하면서, 국제사회의 독립적 전문가를 재판 참관인으로 초대하라고 사우디 정부에 촉구했다.
그는 "현재 재판 전개가 절차상 공정성이나 결론의 신뢰성에서 국제사회를 만족시킬 만하다고 사우디 정부가 생각한다면 그것은 심각한 실수"라고 지적했다.
주로 미국에 체류하며 사우디 '실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를 거침없이 비판한 카슈끄지는 작년 10월 이스탄불에 있는 자국 총영사관을 찾았다가 거기서 자신을 기다린 사우디 요원들에게 살해되고 시신이 훼손됐다.
터키를 비롯한 국제사회는 살해 지시 '윗선'으로 무함마드 왕세자를 의심한다.
사건 초기 사우디 정부는 카슈끄지 소재에 '모르쇠'로 일관하다 터키 수사 당국이 확보한 증거가 언론을 통해 계속 제시되자 결국 총영사관에서 요원들이 카슈끄지를 살해했다고 시인했다.
그러나 카슈끄지 살해는 요원들이 현장에서 무단으로 결정해 저지른 범죄일 뿐 왕세자와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작년 11월 사우디 검찰은 11명을 기소하고 그 가운데 5명에 대해 사형을 구형했다고 발표했다.
피고인의 신원과 자세한 혐의는 일절 공개하지 않았다.
알려진 용의자들의 얼굴은 터키 언론을 통해 유출된 이미지뿐이다.
칼라마르 조사관은 피고의 신원과 그 혐의 사실을 공개하고, 사우디 수사 당국이 카슈끄지의 시신 소재를 파악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으며 그 노력의 결과가 무엇인지 소상히 밝히라고 사우디 정부에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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