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두렁·쓰레기 태우다 사람도 산도 다쳐…"주의 필요"
(의정부=연합뉴스) 최재훈 기자 = 봄철, 논·밭 두렁을 태우려 무심코 피운 불이 화재로 이어져 산림 자원이 불타고 사람까지 다치는 사고가 이어져 주의가 필요하다.
29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지난 28일 낮 12시 15분께 경기도 파주시 진동면에서 임야 소각 작업을 위해 피운 불이 야산으로 번졌다.
이 화재로 근처에 있던 A(76)씨가 불을 끄려 시도하다 전신에 2도 화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졌다. 또, 산과 들 660㎡가 불에 탔다.
앞서 24일에는 파주시 파주읍에서 밭두렁을 소각하다 불이 나 50대 남성이 허벅지에 1도 화상을 입고 야외에 쌓아 두었던 PVC 자재가 불에 탔다. 또, 18일에는 연천군 임진강 인근에서 80대 여성이 쓰레기를 태우다 1도 화상을 입기도 했다.
수 많은 피해 사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농촌에서는 논과 밭에서 두렁을 태우거나 농사를 앞두고 잡풀과 쓰레기를 소각하는 일이 흔하다.
불을 피우는 이들은 안전한 장소에서 한정된 양을 태워 불을 충분히 제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수십 년 동안 두렁을 태웠지만 불 낸 적 한 번 없다"고 자신하는 농민들도 많다.
하지만 여러 사례가 말해주듯 이러한 자신은 오산이다. 봄철 건조한 날씨에 불을 피우다 불똥이 날리거나 세찬 바람이 불면 삽시간에 불이 커진다.
막상 불이 번지면 실화자들은 허둥대며 스스로 불을 꺼보려 하다 연기를 들이마시거나 불길에 갇혀 화상을 입거나 심지어 숨지는 사례도 많다.
고령의 농민들은 거동이 상대적으로 불편해 대응 능력이 더 떨어진다. 실제 산림청이 중앙대 산학협력단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두렁 산불 가해자의 평균 연령은 77세, 농산폐기물 소각은 63세, 쓰레기 소각은 54세로 파악됐다.
소방 관계자는 "두렁 태우기는 해충 제거 효과는 없고 오히려 인명피해와 산불을 유발할 수 있다"며 "특히 요즘에는 미세먼지에 민감한 주민들의 민원도 잇따라 자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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