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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추방한 중국인 천재가 중국을 우주로 이끌었다"
포린 폴리시, 과도한 중국 공포증에 "인재풀 내던지는 잘못 범할 수도"

(서울=연합뉴스) 윤동영 기자 = 세계 최초로 달의 뒷면에 탐사선을 착륙시키는 등 '우주 굴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중국 우주프로그램의 아버지로 불리는 첸쉐썬(錢學森.전학삼. 1911~2009)은 1935년 미국으로 건너가 매사추세츠공대에서 유학했다.


후에 캘리포니아공대로 옮겨 미국 항공학의 권위자 테오도르 본 카르만 밑에서 공부하며 만점에 가까운 학점으로 미국 동료 학생들을 놀라게 만들었다.
첸은 로켓을 타고 우주여행하는 꿈에 사로잡힌 4명의 다른 학생들과 함께 "결사대(Suicide Squad)"를 만들어 로켓 연구에 매진했다. 당시만 해도 괴짜들로 취급받았으나, 로켓공학의 군사적 가치를 알아본 군은 여기에 자금을 댔다. 이것이 항공우주국(NASA)의 제트추진연구소(JPL)로 발전했다.
첸은 외국인이었음에도 보안 검증을 통과해 JPL의 비밀연구에 참여, 미국 최초의 제트엔진을 개발하는 데 기여했다. 1945년엔 국방부 자문관으로서 다른 최고 수준의 미국 과학자들과 함께 패전국인 독일을 방문, 현지에서 로켓 등 군사 기술을 시찰했다.
첸은 뉴욕에서 캘리포니아까지 1시간이면 비행하는 로켓 여객기 구상을 내놓기도 했고, 그의 얘기가 뉴욕타임스 등에 실림으로써 전국적으로 유명 인사가 됐다.
그러나 중국 대륙이 공산화된 후 미국에 들이닥친 `적색 공포(Red Scare)' 속에서 첸은 사교 모임인 줄 알고 참석했던 한 과학자의 자택 모임이 그 지역 공산당원들의 집회였다는 이유로 공산당원으로 몰려 미국을 떠나야 했다.
추방령과 함께 천재 과학자를 미국 밖으로 보내는 것은 국가안보에 위해가 된다는 이유로 출국 금지령도 함께 받는 모순적인 상황이 빚어졌다.
"나갈 자유도 없고, 머무는것도 환영받지 못하는" 상황에 갇혔던 그는 결국 1955년 9월 부인과 미국에서 태어난 아이 2명과 함께 중국으로 돌아가야 했다.
포린 폴리시는 28일(현지시간) 미국에 유학 중인 35만 명의 중국 학생들을 잠재적인 간첩이나 기술 도둑으로 의심하며 중국 유학생에 대한 전면적인 비자 금지까지 거론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을 비판하기 위해 첸의 얘기를 소개했다.
1940년대와 50년대 중국 최고의 영재 중 일부가 미국에 정착하려 했으나 내쫓긴 대표적 사례라는 것이다. "미국이 거대한 인재 풀을 또다시 내다버리는 우를 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첸이 돌아간 시점만 해도 중국 과학자들은 로켓에 대해 거의 아는 게 없었고, 첸의 첫 연구실은 전화 한대만 달랑 놓여 있는 수준이었으다. 그 후 단 14년 만에 중국 최초의 인공위성이 우주로 날아오르게 됐다.
마오쩌둥의 `양탄일성(兩彈一星. 원자탄과 수소탄, 그리고 인공위성)' 목표가 실현된 순간이었다.
중국이 자국 최초의 탈 탐사 위성 창어 1호 발사에 성공하는 것을 보고 첸은 2년 후 인 2009년 세상을 떴다. 그 10년 후인 2019년 중국은 달 뒷면에도 탐사선을 착륙시키게 됐다.
포린 폴리시는 첸에 씌운 공산주의자 혐의에 대해 "근거가 확실치 않을 뿐더러,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오늘날 기준으로 보면 미국 정부를 전복하거나 소련으로 도망할 의도가 전혀 없는 진보적 과학자였을 뿐"이라고 말했다.
첸을 추방한 것은 "이 나라가 한 일 중에 가장 어리석은 짓이었다. 그는 나 만큼이나 공산주의자가 아니었는데 우리가 내쫓았다"고 댄 킴볼 전 해군장관은 말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첸과 같이 도미했던 그의 사촌 쉐추는 미국의 시민권을 얻고 보잉에서 수석 엔지니어로 일했고, 그의 막내 아들은 2008년 노벨 화학상을 수상했으며 장남은 저명한 신경생리학자가 됐다.
포린 폴리시는 첸의 추방에 대해 "미국 안보 최대의 손실은 자초한 것일 수 있다"는 과거 언론보도를 인용하며 "오늘날에도 이 교훈은 유효하다"고 주장했다.
yd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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