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지난해 체포한 여성 인권활동가 3명 석방
여성에 잇단 유화 메시지…카슈끄지 살해사건 만회 포석?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28일(현지시간) 지난해 구금한 여성 인권활동가 11명 가운데 3명을 임시로 석방했다고 AFP, AP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영국 런던에서 활동하는 인권단체 ALQST는 이날 트위터에 사우디의 여성 인권활동가 3명이 풀려났다며 나머지 여성 활동가들도 오는 31일 석방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국제앰네스티(AI)를 비롯한 국제인권단체들에 따르면 사우디 당국은 작년 5월부터 여성에 대한 남성 후견인제도 폐지 등을 요구해온 여성 활동가 10여명을 체포했다.
구금된 사우디 여성 활동가들은 고문과 성폭행, 학대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제사회는 그동안 사우디 정부에 여성 활동가들을 석방하라고 촉구했다.
유엔 인권이사회는 지난 7일 사우디아라비아의 인권 문제를 비판하는 성명을 내고 여성 활동가들의 석방을 촉구했다.
사우디를 대상으로 한 회원국들의 성명은 2006년 인권이사회 출범 이후 처음이다.
보수적인 이슬람 국가인 사우디는 여성의 사회 활동을 많이 제한하지만 지난 1년간 여권 신장 정책으로 주목받았다.
작년 1월 여성의 축구경기장 입장이 허용된 데 이어 6월에는 여성의 운전이 가능해졌다.
또 사우디는 올해 2월 장관급인 주미대사에 리마 빈트 반다르 알사우드 공주를 임명했다.
사우디의 외교공관 대사직에 여성이 임명된 것은 리마 공주가 처음이다.
사우디 정부가 첫 여성 주미대사를 임명한 데 이어 여성 활동가들을 석방한 것은 지난해 사우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사건으로 퇴색한 개혁 이미지를 되살리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사우디 왕실에 비판적인 칼럼을 써온 카슈끄지는 작년 10월 결혼 관련 서류를 받으려고 터키 이스탄불의 사우디 총영사관에 들어갔다가 살해됐다.
사우디의 실세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이 사건의 배후라는 관측이 제기됐지만, 사우디 정부는 이를 부인했다.
noja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