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FBI, 스페인 요청으로 北대사관 침입사건 조사 중"<로이터>
로이터, 美정부 소식통 인용 보도…FBI 공식 언급 없어
자유조선 변호인 "北정권에 맞선 이들 실명공개는 매우 무책임"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지난달 발생한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 괴한 침입 사건을 조사 중이라고 로이터통신이 미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FBI가 스페인 수사관들로부터 대사관 침입자로 추정되는 인물들의 명단을 넘겨받았고, 스페인 당국의 요청에 따라 이 사안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스페인 고등법원은 이 사건의 수사내용을 담은 문서를 26일 공개했다.
멕시코 국적의 미국 거주자 '에이드리언 홍 창'의 주도로 총 10명의 용의자가 지난 달 22일 오후 북한대사관에 들어가 대사관 직원들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컴퓨터 등을 훔쳐갔다는 내용이다.
엘 문도 등 스페인 언론들은 10명 가운데 최소 5명이 한국 사람이라고 보도했다.
반(反) 북한단체 '자유조선'(옛 천리마민방위)은 자신들이 북한대사관에 초대를 받아서 갔고, FBI와 상호 비밀유지 합의 하에 막대한 잠재적 가치가 있는 특정 정보를 공유했다고 주장했다.
스페인 사법당국도 홍 창이 리스본을 거쳐 미국 뉴욕으로 갔고, FBI와 연락을 취해 사건 관련 정보뿐만 아니라 입수한 시청각 자료를 공유했다고 말했다고 스페인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이에 대해 FBI는 "수사의 존재 여부를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 것이 우리의 일반적인 관행"이라며 공식 언급을 피했고, 로버트 팔라디노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미정부는 이 사건과 무관하다"고 정례 브리핑에서 밝혔다.
스페인 판사는 홍창과 다른 용의자 1명에 대해 국제적인 체포영장을 발부했고, 이들 두 명이 미국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스페인 사법 소식통이 전했다.
한편 자유조선을 변호하는 리 월로스키 변호사는 CNN 등 외신에 보낸 성명에서 "적을 일상적으로 즉결처형하는 잔혹한 정권에 맞서 반대 활동을 하는 사람들의 이름을 공개하는 것은 어떠한 경우라도 매우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스페인 판사는 자유조선 대표자들로부터 아무런 의견을 받지 않고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고 덧붙였다.
자유조선 역시 성명을 통해 명단 공개가 당사자들을 위험에 빠뜨렸다고 비난했다.
또, "미정부 소식통들이 이번 급습 내용을 언론에 누설했다"며 "'정치적 편의'(political expediency) 명목으로 수백만 명을 고문하고 죽인 정권에 도움이 되는 행동을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유조선은 "우리 중 일부는 이 싸움 과정에서 투옥, 고문당하거나 살해될 것"이라며 "우리에 관한 정보를 공유하는 것은 북한 정권을 돕고 사주하는 행위"라고 덧붙였다.
"북한대사관 침입자는 한국·미국·멕시코인"…FBI도 연루?/ 연합뉴스 (Yonha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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