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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오헤어공항 글로벌 터미널 설계, '건축계 스타' 갱 손에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미국 항공교통 허브 시카고 오헤어국제공항(ORD)의 주 청사가 될 '글로벌 터미널' 신축 설계가 유명 여성 건축가 진 갱(55) 손에 맡겨졌다.
시카고 시는 27일(현지시간), 총 85억 달러(약 9조 원) 규모 오헤어공항 확장·첨단화 공사의 핵심 프로젝트 설계자로 갱이 주도하는 '스튜디오 ORD 조인트 벤처 파트너스'(Studio ORD Joint Venture Partners)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갱은 22억 달러(약 2조5천억 원)가 투입될 이 프로젝트를 놓고 세계적 명성의 건축설계사 '스키드모어, 오잉스 앤드 메릴'(SOM), 스페인 출신의 저명한 건축가 산티아고 칼라트라바, '공항 건축의 대가' 커티스 펜트레스, 시카고 미시간 애비뉴의 애플 신개념 매장을 설계한 런던 건축팀 '포스터, 엡스틴, 모레노' 등과 경쟁했다.
시카고 시는 오헤어공항 4개 청사 가운데 2청사 자리에 미국 대형 항공사 국제선과 국내선이 공유하는 225만 스퀘어피트(약 21만㎡) 규모의 '글로벌 터미널'을 신축할 계획이다. 당국은 국제선-국내선 환승객들이 더 편리하게 공항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유나이티드항공과 아메리칸항공 등 오헤어공항을 허브로 하는 미국 국적기들은 해외 노선을 국제선 전용 청사(5청사) 대신 '글로벌 터미널'에서 운영하게 된다.



갱이 컨소시엄을 구성한 '스튜디오 ORD'는 높게 솟은 자연 채광 지붕의 거대한 아트리움을, 세 부분으로 나뉜 건물이 감싸고 있는 형태의 터미널을 구상했다. 공항 코드 ORD에 흔적이 남아있는 오헤어공항의 원래 이름 '오차드 필드'(Orchard Field·과수원)에서 영감을 얻어 청사 내부에 충분한 녹지와 자연을 끌어들였다. 나무를 연상시키는 기둥들과 실제 나무, 잔디 등으로 실내를 꾸미고 천장 자재로 목재와 유리를 함께 써서 자연 속에 있는 느낌을 갖게 한다.
람 이매뉴얼 시장은 "시카고는 미국의 항공교통 중심지이자 대표 공항이 있는 곳이고, '건축의 도시'"라면서 "이번 공사는 이 세가지 장점이 하나로 결집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헤어공항 '글로벌 터미널'이 시카고 건축의 전통을 이어갈 뿐 아니라 새로운 미래를 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축 청사는 기존 2청사 규모의 2배가 되며 탑승구와 매점, 라운지 등이 넓어지고 수하물 시스템과 보안 검색대도 개선된다.
2023년 착공, 2028년 개관 예정인 '글로벌 터미널'은 오헤어공항 74년 역사상 가장 크고 가장 비싼 공사로 추산됐다. 시 당국은 비용의 상당 부분을 주요 항공사들이 분담한다고 밝혔다.
한편 갱은 '2009 세계 최고 마천루'로 선정된 시카고 '아쿠아 타워'(87층·262m)로 이름을 널리 알렸다. 아쿠아 타워는 "여성이 설계한 세계 최고층 빌딩"이라는 기록을 갖고 있다. 그는 중국 최대 부동산 재벌 기업 다롄 완다 그룹이 미국 시장 진출작으로 추진한 시카고 비스타 타워(93-71-47층 3개동, 최고층 365m)를 설계하기도 했다. 비스타 타워는 내년 완공되면 시카고에서 3번째, 미국에서 7번째 높은 빌딩이 된다.


chicagor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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