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딜'? 관세동맹?…英 하원 브렉시트 8가지 대안 놓고 표결
보수당은 자유투표 결정…노동당, 당론 따라 '관세동맹' 등 지지키로
하원의장 "똑같은 합의안으로 추가 승인투표 안돼" 입장 재확인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 하원이 27일(현지시간) '노 딜', 제2 국민투표 개최, 관세동맹 잔류 등 8가지 브렉시트(Brexit) 대안을 놓고 끝장투표에 나선다.
영국 하원은 이날 오후 보수당 올리버 레트윈 경의 의사일정안을 찬성 331표, 반대 286표로 가결했다.
이에 따라 하원은 이날 오후 7시부터 이른바 '의향투표'(indicative vote)를 실시하고 필요할 경우 4월 1일 추가 토론 및 표결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후 존 버커우 하원의장은 의원들이 제출한 브렉시트 대안 중 의향투표에 상정할 안 8개를 선택해 발표했다.
의향투표란 하원의 과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브렉시트 방안을 찾을 때까지 제안된 여러 옵션에 대해 투표하는 것이다.
상정된 안 중 옵션 B는 오는 4월 12일 아무런 협정 없이 EU를 탈퇴하는 '노 딜' 브렉시트에 관한 내용이다.
옵션 D는 이른바 '공동 시장 2.0'(Common Market 2.0)으로 불리는 안으로, 유럽자유무역연합(EFTA) 가입을 통해 EU와 유럽경제지역(EEA) 협정에 참여하는 것이다.
英 하원 대안 모색 실패…의향투표서 단 한 개도 과반 못 얻어 / 연합뉴스 (Yonhapnews)
아울러 대체협정 마련 전까지 영국이 EU 관세동맹에 남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옵션 H는 EFTA 가입을 통한 EEA 협정 참여는 옵션 D와 같지만 별도로 EU 관세동맹 잔류에 관한 내용을 담지는 않았다.
옵션 J는 영국 전체를 EU 관세동맹에 남도록 한 뒤 브렉시트를 하는 내용이다.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가 제출한 옵션 K는 영국이 EU 단일시장의 권리 및 규제와 일치를 이루도록 하면서 관세동맹에 영구 잔류하는 내용이다.
옵션 L은 브렉시트 전날까지 합의안은 물론 '노 딜' 브렉시트도 하원에서 승인되지 않을 경우 리스본 조약 50조에 따른 EU 탈퇴를 취소하는 것이다.
옵션 M은 어떤 브렉시트 안도 반드시 제2 국민투표를 통해 확정돼야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옵션 O는 EU 탈퇴협정이 승인되지 않으면, EU와 무역협정을 논의하는 동안은 현 상태를 유지하도록 하는 협정을 추진토록 하는 내용이다.
하원의원들은 이날 투표에서 각각의 옵션에 대해 '예' 또는 '아니오'(yes or no)를 선택할 수 있다.
보수당은 소속 의원들에 자유투표를 허용하기로 했다. 일부 내각회의 참석자들이 자유투표를 허용하지 않으면 사퇴할 수 있다고 압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노동당은 당론에 따른 투표를 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코빈 대표가 제출한 안을 비롯해 제2 국민투표 개최안 등을 지지하기로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투표 결과는 이날 오후 9시 이후에 발표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버커우 하원의장은 의향투표 상정 대안을 발표한 뒤 다시 한번 기존 브렉시트 합의안에 실질적인 변화가 없으면 추가 승인투표(meaningful vote)를 불허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버커우 하원의장은 지난 20일 17세기 이후 적용되고 있는 의회 규약을 근거로 동일 회기 내에 실질적으로 같은 사안을 하원 투표에 상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번 주 제3 승인투표 개최가 불가능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메이 총리는 의회의 충분한 지지를 전제로 28∼29일 브렉시트 합의안을 제3 승인투표에 부칠 것으로 전망돼 왔다.
메이 총리는 1월 중순과 이달 12일 EU와의 브렉시트 합의안을 승인투표에 부쳤지만 1차는 영국 의정 사상 정부 패배로는 사상 최대인 230표 차로, 2차는 149표 차로 부결됐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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