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무홈런·득점권 부진…kt 불펜, 홈런포에 '무릎'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KIA 타이거즈와 kt wiz가 프로야구 정규리그 개막 이후 나란히 3연패에 빠졌다.
KIA는 26일 한화 이글스에 7-13으로 완패했다. 화력 대결에서 한화에 완전히 밀려 안방인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개막 이래 3경기를 모두 졌다.
승패가 이미 갈린 상황에서 9회 말 한 타자를 남겨두고 한화가 컨디션 점검 차원에서 마무리 투수 정우람을 올리자 KIA가 투수 문경찬을 타석에 세운 경기 마지막 장면을 두고 '매너' 논란마저 불거졌다.
한화의 배려가 아쉽다는 KIA 측 반응보다 KIA의 매너 상실을 꼬집는 여론이 우세하다.
kt는 아웃 카운트 1개를 못 잡아 3연패 수렁에 빠졌다.
kt는 NC 다이노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NC 마무리 투수 원종현을 무너뜨려 9회 마지막 공격에서 7-7 동점을 이뤘다.
이어 연장 11회 NC 3루수 노진혁이 평범한 파울 플라이를 놓쳐 다시 타격 기회를 얻은 강백호가 전세를 뒤집는 솔로 홈런을 터뜨려 승리를 눈앞에 뒀다.
그러나 연장 11회 말 2사 후 양의지에게 동점 솔로포를 내줘 패닉에 빠졌고, 곧바로 모창민에게 끝내기 홈런을 맞아 허무하게 무릎을 꿇었다.
연속타자 홈런으로 경기가 끝난 건 KBO리그에서 역대 3번밖에 없다.
출발부터 삐걱거린 KIA는 터지지 않는 방망이에 한숨짓는다. kt는 세 경기 연속 역전패가 알려주듯 약한 불펜에 발목을 잡혔다.
이제 3경기를 치렀을 뿐이지만, KIA만 홈런을 못 쳤다. NC는 벌써 대포를 9방이나 발사했다.
김선빈, 제러미 해즐베이커가 테이블 세터를 이룬 타선은 아직 제 궤도에 오르지 못했다. 톱타자 김선빈의 첫 안타는 나오지 않았고, 해즐베이커는 삼진으로 5번 돌아섰다.
득점권에서의 타격 부진은 더욱 두드러진다.
KIA의 득점권 타율은 0.200(30타수 6안타)으로 1할대도 안 되는 삼성 라이온즈(0.091) 다음으로 안 좋다.
시즌 초반이라 타자들 컨디션이 들쭉날쭉하다는 점을 고려해도 KIA 타선이 좀처럼 기회를 살리지 못하는 것만은 분명하다.
기록상 여느 팀만큼이나 많은 득점 기회를 얻었지만, 소득이 적었다. 두산 베어스는 KIA보다 훨씬 적은 득점권 찬스에서도 타율 0.455(11타수 5안타)를 쳐 무서운 응집력을 보였다.
붙박이 3루수 이범호가 햄스트링 통증 치료로 이탈한 것도 KIA 타선에 큰 타격을 줬다.
선발 투수진이 견고하지 못한 kt는 초반부터 불펜을 풀가동한다. 엄상백과 정성곤은 3경기에 모두 등판했다.
하지만 불펜 투수들이 상대 팀의 홈런을 견디지 못해 팽팽한 흐름에서 주도권을 내주고 무너졌다.
23일 SK 와이번스와의 개막전에선 4-4로 맞선 7회 엄상백이 제이미 로맥에게 투런포를 허용했다.
엄상백은 24일에도 강승호에게 투런 아치를 맞고 녹다운됐다.
26일엔 마무리 김재윤이 양의지에게, 바뀐 투수 손동현이 모창민에게 연타로 홈런을 얻어맞아 고개를 떨어뜨렸다.
불펜 투수들이 고비를 넘기면 이후 자신감을 얻어 반등의 기회로 살리겠지만, 계속 무너진다면 이강철 kt 감독의 불펜 운용 구상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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