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 챔프전 '징크스 깨고, 징크스에 웃고'
'1차전 승리=우승 좌절' 뒤집어…'정규리그 1위=준우승'은 계속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남자프로배구 챔피언결정전 정상을 2년 만에 탈환한 현대캐피탈이 남자부 챔프전 기록을 새롭게 썼다.
대한항공과 3년 연속 챔프전에서 맞붙은 현대캐피탈은 앞선 두 차례 대결에서 이어졌던 '챔프 1차전 승리팀=우승 좌절' 징크스를 보란 듯이 깼다.
지난해까지 열린 14차례의 챔프전에서 1차전 승리 팀이 우승 트로피를 가져간 건 10번으로 확률은 71.4%에 달했지만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의 상황은 달랐다.
대한항공이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던 2016-17시즌에는 원정 1차전에서 3-0 완승으로 통합우승 기대를 높였지만 5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2승 3패로 져 우승컵을 현대캐피탈에 내줬다.
지난 2017-18시즌에는 상황이 반대였다.
현대캐피탈이 정규리그 1위에 올라 1차전을 안방에서 3-2로 이기고도 2, 3, 4차전을 내리 대한항공에 져 우승컵을 놓쳤다.
하지만 현대캐피탈은 올 시즌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한 대한항공이 챔프전 우승 가능성이 크다는 해설자들의 전망을 뒤집고 1, 2, 3차전을 모두 잡고 2년 만에 챔프전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1차전에서 극적인 3-2 역전승을 거둔 걸 발판으로 '1차전 승리=우승 좌절'의 징크스를 깼다.
또 하나의 관심은 '정규리그 우승팀의 우승 좌절 징크스'가 이어질지 여부였다.
정규리그 2위로 '봄 배구'에 나선 현대캐피탈은 대한항공에 징크스를 안기며 팀 통산 4번째 챔프전 우승 기쁨을 맛봤다.
남자부 챔프전에선 정규리그 1위 팀이 5전 3승제의 챔피언결정전에서 패배해 통합우승을 놓친 게 올해까지 5년 연속 이어졌다.
2013-14시즌 삼성화재가 정규리그 1위에 오른 후 챔프전까지 제패하고 통합우승을 달성한 후 정규리그 1위 팀은 지독한 준우승 징크스에 시달렸다.
2014-15시즌과 2015-16시즌에는 정규리그 1위팀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이 2년 연속 플레이오프를 통과한 OK저축은행에 연속 패배하며 통합우승을 놓쳤다.
2016-17시즌과 2017-18시즌에는 정규리그 1위로 챔프전에 직행한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이 각각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에 덜미를 잡혀 준우승에 머물렀다.
이번 2018-19시즌에도 정규리그 2위 현대캐피탈이 우리카드와 플레이오프를 2전 전승으로 통과한 뒤 정규리그 1위 대한항공까지 잡고 마지막에 웃었다.
대한항공은 정규리그 우승팀 챔프전 우승 좌절 징크스에 운 반면 현대캐피탈은 징크스에 웃은 셈이다.
현대캐피탈은 챔프전에서 새로운 기록을 쏟아냈다.
지난 22일 대한항공과 챔프 1차전은 풀세트 2시간 29분 승부를 펼치면서 역대 챔프전 최장시간을 기록했다.
또 24일 챔프 2차전에선 리시브 정확 36개를 추가해 역대 포스트시즌 통산 리시브 정확 3천개를 처음으로 돌파했고, 3차전에선 팀 역대 포스트시즌 첫 통산 서브 200개를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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