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교대 잇단 구설수…이번엔 '논문표절 교무처장' 내홍
총장, 교통사고 내고 운전자 바꿔치기 의혹…교육부, 곧 감사처분심의회
(전주=연합뉴스) 임채두 기자 = 총장의 '운전자 바꿔치기' 의혹으로 홍역을 치른 전주교육대학교가 이번에는 논문표절 전력의 교수를 윤리위원회 위원장직을 겸하는 교무처장 자리에 앉혀 구설에 올랐다.
윤리위원회는 논문에 대한 표절 시비가 일 경우 검증위원 구성 등 대책을 논의하는 기구인데, 윤리위 위원장직을 맡는 자리에 논문표절 전력의 교수가 임명돼 부적절한 인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전주교대에 따르면 장용우 체육교육학과 교수는 지난달 12일 교무처장 보직을 맡았다.
학교 측은 "보직 교수 2명과 함께 장 교수를 교무처장으로 정했다"며 "정기 인사는 아니고 인사권자가 필요에 따라 발령을 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장 교수는 2007년부터 대학에서 연구지원비를 받아 집필한 논문 7편과 저서 1편 중 일부가 대학원생 논문과 유사하다는 '표절 시비'에 휘말렸던 인물이다.
의혹이 불거진 2013년 그는 전주교대 연구윤리위원회와 감사원의 조사를 받았다.
체육교육학회는 당시 논문 7편을 검수하고 이 중 일부가 '표절'이라고 밝혔다.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자 전주교대는 장 교수를 부교수로 강등하고 정년 보장을 취소했다.
연구비 2천여만원도 환수했다.
그런데도 그가 논문표절 대책을 논의하는 기구의 수장을 맡는 주요 보직을 맡게 된 것이다.
전주교대의 A 교수는 "논문표절로 문제가 됐던 교수가, 논문표절을 감시하고 처벌해야 하는 자리에 올랐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장 교수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당시 이미 학교와 감사원의 조사까지 받았고 그에 따른 징계도 감수했다"며 "그로부터 2년 뒤 다시 논문을 써서 정교수가 됐다. 오래전 일이고 충분히 처벌을 받았다"고 말했다.
학교 관계자는 "보직 교수에 대한 인사권은 전적으로 총장에게 있다"며 "총장이 오랜 기간 알고 지낸 장 교수를 교무처장 자리에 앉힌 것 같다"고 인사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전주교대는 김우영 총장의 운전자 바꿔치기 의혹으로 한 차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김 총장은 지난해 10월 20일 관용차를 몰다 충북 청주시 서원구 한 골프장 주차장에서 사고를 냈다.
후진하다 주변에 주차된 차 범퍼를 들이받은 평범한 사고였지만, 보험사가 발급한 교통사고 사항 및 지급결의확인서에는 교통사고 운전자가 해당 골프장에 동행하지 않았던 김 총장의 수행원으로 돼 있었다.
이를 두고 '운전자 바꿔치기 아니냐'는 의혹과 함께 김 총장의 음주 여부에 관심이 쏠렸다.
이 밖에 직원 폭행, 직책수행경비 과다 수령 등 추문도 그를 따라다녔다.
교육부는 즉시 감사에 착수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운전자 바꿔치기나 수행 경비 과다 수령 등과 관련해 어느 정도 김 총장에게 잘못이 있다고 본다"며 "아직 징계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아 명확히 할 수 있는 말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김 총장이 도의적으로 책임을 져야 할 부분이 있는 만큼 다음 주 중 감사처분심의회를 열어 징계 수위를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전주교대 내 분위기는 뒤숭숭하다.
전주교대의 B 교수는 "과거에 제자 논문을 표절했던 교수가 다시 승진해 주요 보직을 맡는 일이 가능하리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며 "아직 감사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총장 일까지 겹쳐 교직원 사이에서 말들이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 직원도 "장 교수의 논문표절은 오래전 일이라 생각도 못 했는데, 부적절한 인사였다는 생각이 든다"며 "학생들에게 귀감이 돼야 할 분들인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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