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 울컥한 전광인 "우승하고 싶어서 참고 뜁니다"
무릎 부상 안고도 13점 활약…현대캐피탈, 먼저 2승
(인천=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어느 스포츠건 우승으로 가는 길은 쉽지 않다. 현대캐피탈 전광인(28)에게는 더욱 잔인하다.
현대캐피탈은 24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의 남자 프로배구 챔피언결정전(5전 3승제) 2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3-2로 승리했다.
이로써 현대캐피탈은 적지에서 먼저 2승을 따내고 챔프전 우승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이틀 전 1차전에 이어 2차전도 모두 풀세트 접전을 펼칠 만큼 양 팀은 사력을 다해 전쟁과도 같은 대결을 벌였다.
전광인은 마지막 5세트 13-10에서 다이렉트 킬을 꽂아 넣고 뒤로 넘어지면서 무릎을 부여잡았다.
그는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무릎 통증을 느꼈다. 플레이오프는 힘겹게 넘겼지만, 챔프전에서 상태는 더욱 악화했다.
전광인은 이날 2차전을 앞두고 경기 전부터 얼음찜질을 했다. 그 정도로 상태가 안 좋았다. 무릎은 마지막 5세트에서 한계를 드러냈다.
전광인은 서 있기조차 쉽지 않아 보였다. 그런데도 전광인은 착지할 때의 고통은 안중에도 없는 듯 최대한 몸을 솟구쳐 강스파이크를 날리고 블로킹 점프를 했다.
현대캐피탈의 마지막 득점도 전광인의 몫이었다.
그는 환호할 힘도 없는 듯 터벅터벅 걸어서 대한항공 선수들과 네트를 사이에 두고 인사를 나눴다.
버티고 버텼던 전광인은 방송 인터뷰 도중 끝내 눈물을 보였다.
경기 후 기자회견장에서 만난 그는 "어떻게 참고 경기하냐고 물어보시길래 우승하고 싶어서 참고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하면서 울컥했다"고 설명했다.
2013-2014시즌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한국전력 유니폼을 전광인은 워낙 약체팀에 지명된 탓에 아직 우승 경험이 없다.
현대캐피탈로 이적한 올 시즌에야 첫 챔프전 무대를 밟았다.
그토록 원하던 우승이었지만 우승으로 가는 길은 온통 가시밭길이다.
그는 무릎 상태에 대해선 "괜찮다"며 "후반부로 가면 갈수록 통증이 심해지는데, 챔프전은 결과가 중요한 무대이기 때문에 아픈 걸 핑계 삼아 얘기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이어 "(경기 전 얼음찜질은) 자고 일어나면 물이 차 있고 한다. 조금이라도 붓기를 가라앉히기 위해 한 것이다. 경기에 못 뛸 정도였다면 정말 못 나오지 않았을까"라고 반문한 뒤 "할 수 있다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으니 다른 선수들을 믿고 해낸 것"이라고 밝혔다.
전광인은 이날 '주포'인 크리스티안 파다르(2점)에 이어 팀 내에서 두 번째로 많은 13점(공격 성공률 50%)을 책임졌다.
최태웅 감독은 "아픈 몸 상태에도 부주장으로서의 책임감으로 마지막까지 힘을 내줬다"며 전광인에게 박수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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