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데이 MVP 유희관 "LG는 나한테 세탁기 줘야"
개막 앞둔 프로야구 선수들 입담 대결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두산 베어스 유희관이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 미디어데이&팬 페스트에 '구원 등판'해 현란한 입담을 뽐냈다.
유희관은 21일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 미디어데이&팬 페스트에 정수빈과 함께 두산의 대표 선수로 참석했다.
원래 참석이 예정됐던 오재원이 허리 통증으로 20일 불참을 결정하면서 대신 유희관이 긴급 투입된 것이다.
유희관은 행사 전 기자들에게 "미디어데이에 제가 안 나오면 무슨 재미가 있겠습니까"라며 올해 미디어데이 활약도 예고한 바 있다.
유희관은 마이크를 잡을 때마다 특유의 유머로 웃음이 만발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그는 '잠실 라이벌'인 LG 트윈스와 올 시즌 어떤 관계로 지낼 것인지, 옛 동료에서 적으로 변신한 양의지(NC 다이노스)와 어떻게 맞대결할지 등 무거운 주제가 나와도 재치 있는 답변을 내놓았다.
LG 주장 김현수는 지난해 LG의 두산 상대 전적이 1승 15패로 유난히 약했지만, 올해는 두산에 16승을 거두겠다며 "일단 저는 유희관을 상대로 잘하겠다"고 도발했다.
그러자 유희관은 "LG가 두산을 이긴 그 경기, 제가 던졌었다"고 굳이 자신의 아픈 과거를 꺼내면서 "LG는 저에게 세탁기 한 대라도 줘야 한다"고 말해 좌중을 웃겼다.
유희관은 양의지에게는 "이 자리를 빌려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의지가 있었기에 제가 두산의 선발투수가 됐다"며 감동의 인사를 먼저 건넸다.
양의지는 두산의 주전 포수로 활약하다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고 4년 125억원 거액에 NC 유니폼을 입었다.
유희관은 양의지와 투·타 맞대결을 하는 상황을 예상하면서는 "제가 두산 청백전에서 양의지에게 엄청 약했다"며 "양의지에게 홈런을 맞을 바에는 데드볼(사구)을 하나 맞히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고 농담했다.
그러나 양의지는 느린 공을 던지는 유희관의 투구 특성을 꼬집어 "데드볼이 몸쪽으로 들어오면 손으로 잡겠다"고 응수했다.
유희관 외에도 이날 미디어데이에서 참석한 선수들은 다양한 말솜씨를 자랑했다.
LG 주장 김현수는 "저희 팀은 워낙 좋은 팀인데, 저는 LG에 온 지 1년밖에 안 돼서 애를 먹고 있다. 적응을 잘하겠다"는 겸손한 말로 팬들을 웃게 했다.
롯데 자이언츠 주장 손아섭은 "저희 팀 선수들이 야구할 때 착하게 플레이하는 것 같다. 플레이할 때만큼은 강하게, 근성 있게 하는 모습을 뿌리내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키움 히어로즈 주장 김상수는 "우리 팀에는 젊은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사생활 문제가 나오지 않도록 주장으로서 책임지고 잘 하겠다"고 선수들에게 묵직한 메시지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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