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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륵사지 석탑 복원, 일관성 없이 축석…원형과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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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륵사지 석탑 복원, 일관성 없이 축석…원형과 달라졌다"
감사원, 문화재청 보수복원사업 감사…"석탑 상·하부 내부 다른 형태 축석"
축석방식 변경하며 구조안정성 검토 안해…"적절한 조치 검토해야"


(서울=연합뉴스) 이유미 기자 = 문화재청이 전북 익산의 미륵사지 석탑을 보수정비하면서 원형대로 복원하기 위한 사전검토 절차를 제대로 거치지 않고 일관성 없이 축석(돌을 쌓음)했다는 감사 결과가 나왔다.
그 결과 국내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큰 석탑인 미륵사지 석탑(국보 제11호)의 상·하부 내부 형태가 애초의 원형과 달리 층별로 달라졌다는 지적이다.
미륵사지 석탑 보수정비는 1998년 시작돼 20년에 걸친 작업 끝에 최근 마무리됐으며 다음 달 말 준공식을 한다. 사업비로 총 230억원이 투입됐다.
감사원은 이 내용을 포함한 '국가지정문화재 보수복원사업 추진실태' 감사 결과를 21일 공개했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문화재청은 2011년 미륵사지 석탑 보수정비 실시설계용역을 진행하면서 해체 당시 확인된 축석방식의 기술적 재현 가능성이나 구조적 안정성 여부 등 원형 복원을 위한 구체적인 검토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미륵사지 석탑의 해체 당시 탑의 몸체에 해당하는 적심(석탑 내부에 돌과 흙을 쌓아 올려 탑의 몸체를 구성하는 부분)은 모양이 일정하지 않은 석재들로 쌓여 있고 사이의 틈(공극)은 흙으로 채운 형태였다.
그러나 문화재청은 기존 적심부 석재들의 모양이 일정하지 않고 품질이 저하됐다는 이유로 적심석 대부분(97.6%)을 직사각형 모양으로 가공한 새로운 석재로 교체해 반듯하게 쌓기로 계획했다.
문화재청은 이후 석탑의 2층 적심부까지 새로운 석재 가공작업을 진행하다가 2016년 초 원래의 축석방식과 부재를 보존한다는 이유로 당초 설계와 달리 3층 이상의 적심에 대해선 기존 부재를 재사용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이로 인해 석탑 상·하부의 내부 적심이 다른 형태로 축석되는 등 일관성이 없는 방식으로 복원됐다.

문화재청은 이처럼 축석방식을 변경하면서 구조안정성도 검토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적심은 석탑 상부의 하중을 하부에 전달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석탑 구조의 안정성 확보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적심부 축석 방식 등을 변경하면 구조물의 안정성을 다시 계산해 설계도서를 마련하고 이에 따라 시공해야 하는데 문화재청은 축석 방식을 변경한 뒤에도 새로운 설계도서 없이 탑을 쌓아 올렸다.
그 결과 미륵사지 석탑의 3층 이상 부분은 구조계산을 거치지 않고 석탑 건축을 위한 설계도서 없이 축석됐다고 감사원이 지적했다.
문화재청은 또 3층 이상 적심부의 틈을 채우기 위한 충전재를 기존에 계획했던 실리카퓸을 배합한 무기바인더에서 황토를 배합한 무기바인더로 변경하면서 그 사유와 타당성에 대해 자문이나 연구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은 다른 무기질 보수재료와 비교해 강도 등 성능이 낮은 황토를 배합한 무기바인더를 충전재로 사용한 것에 타당한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문화재청장에게 "구조계산 등을 거친 실측설계도서 없이 축석된 익산 미륵사지 석탑에 대해 구조안정성 검증 후 그 결과에 따라 적절한 조치 방안을 검토하라"고 통보했다.
아울러 "앞으로 축석방식 보존과 기존 부재 재사용 가능 여부 등을 검토하고 계획을 수립해 일관성 있게 수리하며, 실측설계도서 없이 문화재를 수리하는 일이 없도록 하라"고 주의를 요구했다.
한편 감사원은 2014년 이후 20억원 이상인 문화재 수리공사를 도급받은 27개 문화재 수리업자의 세금계산서를 분석한 결과, 18개 문화재 수리업자가 도급 후 일반건설업자와 하도급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추정했다.
감사원은 문화재 보호구역 내 공사라는 이유만으로 문화재 수리업자만 도급받는 것은 불합리하다면서 문화재청장에게 "공사내용에 따라 공동도급이 가능하게 하는 등 문화재 수리공사의 입찰 참여를 불합리하게 제한하지 말라"고 통보했다.
yumi@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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