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특검보고서에 '내통 증거 없다' 확신…반격카드 활용"
AP "백악관도 '최악 상황 끝났다'며 조심스럽게 낙관"
(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 2016년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진영과 러시아 간 내통 의혹을 수사한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의 수사 보고서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오히려 전화위복이 될지 주목된다.
특검 수사 종결과 보고서 제출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뮬러 보고서'에 양측의 내통 의혹을 입증할 분명한 증거가 담겨 있지 않을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확신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고 AP통신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신은 전·현직 백악관 인사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과 참모들이 뮬러 보고서를 2020년 대선 레이스에서 '무기'로 활용할 방법을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2년여에 걸친 특검 수사에도 불구하고 내통 의혹을 입증할 '스모킹 건'(결정적 증거)이 발견되지 않는다면, '마녀사냥', '보복', '대통령 괴롭히기'라고 반발한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이 공감을 얻게 되는 만큼 새로운 '정치적 기회'가 생긴다는 계산에서다.
물론 판도라의 상자의 뚜껑이 열려봐야겠지만 백악관에서는 최악의 상황은 끝났다는 조심스러운 낙관론이 일고 있다고 AP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은 만약 보고서에서 범죄에 연루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난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여기 보고서가 있다. 나는 뮬러를 해임하지 않았고 방해하지도 않았다. 보고서는 순전히 (특검 수사가) 당파적이라는 것을 보여줄 뿐이다"라고 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통신은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가까운 인사들에게 "만약 보고서에 놀라운 내용이 없다면 트위터와 인터뷰를 통해 결과물에 흡족해하고, 수사 비용에 불만을 토고, 수사 과정 전체를 자신의 의제를 방해하려는 시도로 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참모들은 트럼프 재선 캠프와 친(親)트럼프 외곽단체들이 대대적으로 나서 그의 메시지를 증폭하는 역할을 할 것이며, '실패한 쿠데타'로 귀결된 특검 수사는 트럼프 대통령 유세의 단골 메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이 부당한 표적이었다는 동정론이 일면,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했지만 특검 수사 이후 시큰둥했던 무당파와 중도파 민주당 성향 표심도 되돌아올 것으로 기대했다.
이에 반해 트럼프 대통령의 유죄를 입증할 증거가 나올 것이라고 철석같이 믿어온 민주당은 방향 전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AP통신은 민주당이 러시아 내통 의혹 수사 과정에서 파생한 트럼프 대통령의 사업 관련 돈세탁 의혹 등 과거 비리 의혹에 초점을 두고 공세를 강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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