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일몰제] ③ "묘안 없을까" 지자체 해법 찾기 골머리
사유지 매입·임차 비용 막대…민간특례사업도 곳곳 난관
지자체들 "사유지 매입비용 50%는 국가가 지원해야" 호소
(전국종합=연합뉴스) "도시 허파 역할을 하는 공원을 온전히 미래 세대에게 물려주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 같지만, 예산은 빠듯하고…."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내년 7월 공원일몰제 시행을 앞두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2000년 공원일몰제 도입 이후 지자체마다 장기 미집행 도시공원 문제 해결을 위한 협의체를 구성, 의견을 수렴하고 예산을 편성해 장기 미집행 공원 부지를 조금씩 사들여 왔지만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도시관리 계획상 공원 용지에서 해제되는 면적은 서울 면적의 3분의 2와 맞먹는 396.7㎢에 이른다.
이들 공원 용지를 모두 매입할 수 없는 상황에서 지자체들은 아파트 건설 등 난개발을 막기 위해 32조8천억원을 들여 이 중 주민들이 지금까지 이용해온 129.8㎢(올해 2월 기준)만 공원으로 유지할 방침이다.
관건은 7조원 안팎으로 추산되는 사유지(39.6㎢) 매입비용을 어떻게 마련하느냐다.
지자체들은 일단 2023년까지 4조2천억원의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
경기도가 1조1천여억원으로 가장 많다.
경기도는 지역개발기금을 시·군에 저리로 빌려주고 공원 조성사업을 추진토록 하는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작년에만 수원시 조원공원 등 공원 4곳 조성을 위해 지역개발기금 350억여원을 빌려준 상태다.
부족한 예산은 지방채로 메꾸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발행 규모는 서울 1조2천600억원과 경기 4천억원 등 2조4천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지자체 부담이 적지 않자 대전, 부산, 인천, 광주, 울산 등 5개 광역시는 지난해 4월 공원 부지 매입비용의 50%를 정부가 부담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와 관련, 정부는 용지 매입을 위해 지자체가 지방채를 발행하면 5년간 이자의 최대 50%(올해 예산 79억원 확보)를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예산 부족에 시달리자 지자체들은 민간자본 유치를 통한 사업추진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민간업체가 공원 용지의 30% 이내에 아파트나 상가 등을 짓고 나머지 70%에는 어린이 놀이터와 생태연못, 숲 체험공간 등을 꾸며 지자체에 기부채납하게 하는 게 골자다.
대략 32.9㎢가 이런 민간특례사업(총사업비 25조6천억원) 대상으로 서울과 울산, 세종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지역에서 민간특례사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광주가 10곳(8.1㎢)으로 면적이 가장 넓다.
가장 현실적인 방법일 수도 있지만, 민간특례사업은 또 다른 환경파괴라는 비난에 휩싸였다.
실제로 대전시가 지난해 7월 월평공원 갈마지구 139만여㎡ 가운데 23%에 2천722세대 규모 아파트를 짓고 나머지 77%는 공원으로 조성하는 안을 공론화에 부쳤다가 시민참여단 60.4%의 반발을 샀다.
'뾰족한 대책이 없는 상황에서 민간특례사업이 최선'이란 주장과 '환경을 파괴하고 건설업체 배만 불리는 사업 대신 시가 공원 지역을 매입해 보존하라'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섰다.
재정이 열악한 지자체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한꺼번에 사유지를 사들이면 5년 안에 이자를 포함해 분할 납부하는 토지은행 공공 토지비축제도를 활용할 계획이다.
부산과 경북, 경남이 이 방안을 검토 중이다.
천년 고도 경북 경주를 대표하는 황성공원내 사유지 9만9천㎡ 매입에 필요한 350억원 확보가 어렵자 경주시는 지난 1월 LH에 토지은행 공공토지비축을 신청했다.
사유지를 임차하는 방안도 있지만, 그 비용이 만만치 않아 대부분 지자체가 고려하지 않고 있다.
대전시는 서대전시민공원의 63.2%를 차지하는 사유지 임차료로 126억원을 내다 결국은 570억원에 사들인 바도 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결국 매입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오는 데 그사이 임차 기간 오른 땅값은 고스란히 주민 부담"이라며 임차공원에 난색을 보였다.
일부 지자체는 공원용지 해제 지역을 도시자연공원구역으로 재지정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나 토지주들의 강한 반발로 실행에 옮기지 못한채 눈치만 보고 있는 상태다.
(김광호 박재천 정윤덕 강종구 김용민 이상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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