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켈, '국방비 축소' 美 비판에 "실제 지출이 중요"
(베를린=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 =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최근 발표된 중기예산계획에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방비 비중이 줄어들었다는 미국 측의 비판에 대해 반박했다.
메르켈 총리는 이날 베를린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해 "독일 경제가 계속 성장하는데도, GDP 대비 국방비 비중을 최근 몇 년간 늘려왔다"고 말했다.
그는 "국방비가 내년에는 GDP의 1.37%에 달할 것"이라면서 "중요한 것은 실제 지출"이라고 강조했다.
독일 재무부가 전날 발표한 내년도 예산안과 중기예산계획에서는 국방비가 올해 GDP의 1.33%이고 내년에는 1.37%로 올랐다가 2022년에는 1.29%, 2023년에는 1.25%로 도리어 떨어졌다.
이에 리처드 그리넬 주독 미국대사는 dpa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독일 정부가 이미 부족한 국방 예산의 삭감을 고려한다는 사실은 28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에 대한 당혹스러운 신호"라고 비판했다.
메르켈 총리는 그리넬 미국대사의 비판에 대해 "2024년 국방비가 GDP의 1.5%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안보를 전적으로 군대에 의존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메르켈 총리는 "국방비 지출을 증가시키기 위해 외국에 대한 원조를 줄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 정치권에서도 그리넬 미국대사를 상대로 비판이 나왔다.
사회민주당의 카르스텐 슈나이더 의원은 "그리넬 미국대사는 완전히 외교적 실패자"라며 "가까운 동맹국인 양국의 사이를 고려할 때 그리넬 대사의 어조는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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