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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하원의장 개입에 브렉시트 투표 개최 불투명…남은 옵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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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하원의장 개입에 브렉시트 투표 개최 불투명…남은 옵션은
제3 승인투표 개최 위한 투표·승인투표 규정한 EU 탈퇴법 수정 등 거론
새 회기 시작 위해서는 '여왕 연설' 필요·'미래관계 정치선언' 재협상 가능성도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존 버커우 영국 하원의장의 개입으로 브렉시트(Brexit)에 새로운 암초가 떠오르면서 테리사 메이 총리의 선택에 다시 관심이 집중된다.
버커우 하원의장은 전날 하원 성명에서 브렉시트 합의안에 실질적인 변화가 없으면 제3 승인투표(meaningful vote) 개최를 불허하겠다고 밝혔다.
영국은 지난해 제정한 EU 탈퇴법에서 의회의 통제권 강화를 위해 비준 동의 이전에 정부가 EU와의 협상 결과에 대해 하원 승인투표를 거치도록 했다.
버커우 하원의장은 동일 회기 내에 실질적으로 같은 사안을 하원 투표에 상정할 수 없도록 한 의회 규약을 근거로 들었다.
이 규약은 1604년 이후 수백 년간 적용돼 왔다는 설명이다.
앞서 메이 총리는 의회가 아무런 합의 없이 EU를 탈퇴하는 '노 딜' 브렉시트를 거부하자 오는 20일을 데드라인으로 정한 뒤 다시 한번 의회에 브렉시트 합의안 통과 여부를 묻겠다고 발표했다.
메이 총리는 합의안이 의회를 통과하는 경우 브렉시트를 6월 말까지 짧은 기간, 기술적으로 연기하겠지만, 의회를 통과하지 못하면 장기간 연기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메이 총리는 1월 중순과 이달 12일 브렉시트 합의안을 승인투표에 부쳤지만 1차는 영국 의정 사상 정부 패배로는 사상 최대인 230표 차로, 2차는 149표 차로 부결됐다.
다만 이후 메이 총리가 브렉시트 장기간 연기 가능성을 시사하자 그동안 합의안에 반대 입장을 보여왔던 보수당 내 브렉시트 강경론자들이 합의안 지지로 돌아설 수 있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여기에 북아일랜드 연방주의 정당인 민주연합당(DUP) 역시 정부와 브렉시트 지지 조건을 위한 협상을 진행해 왔다.
이런 가운데 버커우 하원의장이 개입하면서 예고했던 대로 20일까지 브렉시트 제3 승인투표가 열릴 가능성은 사라졌다.



19일(현지시간) BBC 방송, 일간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메이 총리는 이날 내각회의를 주재, 브렉시트 관련 향후 계획에 대해 각료들과 논의할 예정이다.
메이 총리가 향후 어떤 옵션을 택할지를 놓고 여러 가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우선 메이 총리가 브렉시트 제3 승인투표 개최 여부 자체를 의회 표결에 부치는 방안이 있을 수 있다. 만약 하원이 승인투표 개최를 지지할 경우 버커우 하원의장이 이를 무시하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EU 탈퇴법을 수정해 브렉시트 합의안이 반드시 승인투표를 거치지 않도록 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일반적으로 국제조약이나 협정은 이행법률 심의 및 비준동의 절차만 거치면 된다.
같은 회기 내 똑같은 안을 상정할 수 없는 만큼 의회를 정회하고 새로운 회기를 시작하는 방안도 옵션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매 의회 회기 개시에 앞서 '여왕 연설'을 하는데, 여왕에게 요청해 현재의 의회 회기를 끝내고 새로운 회기를 다시 추진한다는 것이다.
버커우 하원의장이 지적한 대로 브렉시트 합의안에 실질적인 변화를 가한 뒤 다시 승인투표를 여는 방안도 가능하다.
다만 EU 측이 그동안 탈퇴협정은 재협상할 수 없다고 밝혀온 만큼 구속력이 없는 '미래관계 정치선언'에 실질적인 변화를 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단 오는 21일 EU 정상회의에서 메이 총리가 브렉시트 연기를 요청할지, 한다면 얼마나 연기할지 등을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EU 내부에서는 영국이 브렉시트 연기를 요청할 경우 이를 거부하는 방안, 아니면 3개월 연기나 9개월 연기 등을 제안하는 방안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검토되고 있다.
일단 영국에 브렉시트 장기간 연기를 수용하도록 한 뒤 영국 하원이 브렉시트 합의안을 통과시킬 경우 이를 단축하는 유연한 방안도 있을 수 있다.
결국 브렉시트를 열흘도 남겨 놓지 않은 상황에서 열리는 이번 EU 정상회의 결과에 따라 브렉시트가 연기 여부는 물론 기간도 정해지면서 불확실성이 일부 정리될 것으로 관측된다.
pdhis95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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