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조사단 전문위원 3명 사의…"모두 개인 사정"(종합2보)
애초 '보 철거에 반발'로 알려진 교수 "결정에 대한 반발 아냐"
환경부 "의사 최종 확인 후 이달 중 해촉 절차"
(세종=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4대강 조사·평가단 전문위원 3명이 정부에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19일 환경부에 따르면 4개 분과 총 43명으로 이뤄진 전문위원회에서 물 환경, 수리·수문, 유역협력 분과 소속 각각 1명이 최근 사의를 표명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사의를 밝힌 세 분께 다시 의사를 확인하고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며 "이들이 자세한 사의 표명 이유를 밝히진 않았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취재 결과, 3명 모두 개인사정을 들어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유역협력 분과위원장인 이상헌 한신대 교수는 연합뉴스와 한 통화에서 "그동안 회의에 단 한 번도 참석하지 않은 교수가 사퇴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안다"며 "빡빡한 회의 일정을 소화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물환경 분과위원회에서 사의를 표명한 A 교수는 "특별한 배경은 없다. 정치적인 이유는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물환경 분과위원장인 이학영 전남대 교수는 "A 교수가 '스케줄상 회의 참석이 힘들어 역할을 제대로 하기가 어렵다'며 지난해 연말 사의를 표명했다"며 "당시에는 논의 초창기라 4대강 보 처리 방안이 전혀 결정되지 않았을 때였다"고 전했다.
수리·수문 분과에서 사퇴 의사를 밝힌 전문가는 최 모 교수인 것으로 전해졌다.
수리·수문 분과위원장인 박재현 인제대 교수는 "금강·영산강 일부 보 해체라는 잠정 결론에 반대하며 사퇴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최 교수는 구조물 안전성 평가 전문가로서 '안전한 보 구조물을 왜 철거하느냐'는 의견을 밝혀온 것으로 알려졌다.
박 교수는 "최 교수의 의견을 충분히 수용했다"며 "다만, 보 해체 여부를 구조물의 안전성만 보고 판단한 게 아니다. 지하수, 물 이용, 홍수 대비, 수질, 생태계, 경제성 등을 두루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뒤늦게 연락이 닿은 최 교수는 "정부 결정에 반발해 사퇴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최 교수는 "이번 학기 해외 일정으로 회의 참석이 어려워 사퇴하겠다고 했다"며 "내 전문 분야에 대한 판단은 충실히 전달했지만, 다른 분야는 알지 못하고 반대할 입장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환경부는 "사의를 표명한 전문위원 3명한테 의사를 최종 확인한 후 이달 중 해촉 절차를 밟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 기획위원회는 지난달 22일 세종보와 죽산보를 해체하고 공주보는 부분 해체, 백제보와 승촌보는 유지하고 상시 개방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제안한 바 있다.
기획위가 제시한 5개 보 처리 방안은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오는 6월 시행되는 물관리기본법에 따라 구성될 국가물관리위원회에 상정돼 확정된다.
앞서 4대강 조사·평가 기획위원회 민간위원장인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면제 결정을 비판하며 위원장 자리에서 물러날 의사를 밝혔다가 정부 만류 등으로 번복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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