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갈등' 지리산 천은사 '입장료' 종지부 찍나
전남도·구례군·국립공단 등 공공기관 천은사와 상생 협의
(구례=연합뉴스) 장아름 기자 = 국립공원 지리산내 천은사 통행료 징수 문제 해결을 위해 사찰과 관련기관 등이 머리를 맞대고 나섰다.
18일 구례군에 따르면 전남도와 구례군, 농어촌공사, 국립공원공단, 천은사는 올해 초부터 수차례 협의회를 열어 사찰 입장료를 폐지하는 대신 천은사의 자력 운영기반을 조성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그동안 성삼재 주차장에서 노고단을 오르는 탐방객들은 천은사에 들리지 않더라도 입장료(성인 1천600원)를 내야 했다.
해마다 군과 공단 등에 수많은 민원이 제기되고 민사소송까지 제기됐지만 해법을 찾지 못했다.
사찰 측은 우선 도로 일부가 사찰 소유 사유지라는 점을 든다.
여기에 종사자 11명·승려 16명이 상주하며 사찰 안팎과 노고단까지 가는 사이사이 암자를 관리해야 한다며 연 5억여원의 입장료 수익을 대체할 방법을 찾지 않고서는 입장료 징수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보여 왔다.
구례군은 애초 매표소를 사찰 앞으로 옮기는 것과 사찰 소유 도로를 매입하고 보상책을 마련하는 방안을 정부와 전남도에 건의했다.
최근에는 입장료 수익에 상응하는 수입원을 만드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들 기관은 다음 달 중순 관계 기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입장료를 폐지하는 대신 천은사 주변 환경을 개선하는 등의 대안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전남도와 구례군은 총 20억원을 투입해 천은사 주차장 옆 건물을 리모델링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국립공원공단과 농어촌공사 등은 30억원을 투입해 탐방로를 조성하고 천은제에 수변 데크와 야간 경관조명 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다.
김순호 구례군수는 오는 20일 천은사의 본사인 화엄사에서 열리는 전국 주지 스님 회의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며 이 같은 뜻을 밝힐 예정이다.
구례군 관계자는 "천은사가 문화유산지구에 자리 잡고 있어 휴게시설 설치 등이 제한된 만큼 관계 기관들과 협의해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천은사 관계자는 "우리 절도 문화유산 보호·관리를 위한 다른 형태의 대안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협조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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