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전용구장서 펄펄 나는 대구FC…주변 상권도 '들썩'
시민구단 후원자↑…400m 떨어진 이마트·롯데마트 치킨·맥주 매출 증가
매 경기 매진행렬…관중석 바닥 발로 구르는 새 응원문화
(대구=연합뉴스) 김준범 기자 = 프로축구 대구FC가 새 전용구장에서 5경기 무패행진을 이어가며 '대구열풍'을 일으키자 관중이 늘고 주변 상권이 살아나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대구FC 전용구장인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이번 시즌 열린 3경기는 모두 매진을 기록했다.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K리그1 개장 경기(1만2천172명)를 시작으로 12일 광저우 에버그란데를 상대로 열린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경기(1만1천64명)에 이어 지난 17일 울산 현대와의 리그 경기도 관중이 1만1천289명이 찾아 매진 행진을 이어갔다.
경기가 열릴 때마다 관중석이 모두 들어차면서 자리를 잡지 못한 관중은 관중석 꼭대기 난간에 기대거나 계단에 앉아서 경기를 관람하기도 했다.
경기장에 들어오지 못한 시민들은 경기장 모서리에 있는 출입구 철조망 사이로 선수들을 보려고 몰리는 진풍경이 빚어지기도 했다.
선수들은 운동장을 가득 메운 관중들의 기를 받아 펄펄 날고 있다.
대구FC는 K리그1에서 1승 2무를 기록하면서 3위를 달리고 있고 AFC 챔피언스리그에서도 2연승을 기록했다.
안드레 대구FC 감독은 17일 경기에서 승리한 뒤" 구장이 워낙 예쁘고 축구 보기 좋게 지어졌다. 개막 이후 입소문도 타면서 많이들 찾아와주시는 것 같다"면서 "계속 좋은 경기로 팬들이 즐거워하는 결과를 만들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팀이 펄펄 날면서 좋은 성적을 이어가자 팬들도 꾸준히 늘고 있다.
공식 서포터즈 '그라지예'는 새롭게 준비한 응원가와 구호를 외치고 만원 관중은 알루미늄으로 만든 관중석 바닥을 발로 구르는 '발 구르기 응원'을 펼치며 대구만의 독특한 응원문화를 만들고 있다.
시민구단인 대구FC를 재정적으로 후원하는 단체인 엔젤클럽 사무실에는 정기적인 후원을 하고 싶다는 문의가 지난해와 비교해 30% 이상 늘었다.
엔젤클럽은 지난해 월 1만원씩 후원을 할 수 있는 '엔시오' 프로그램을 만들어 소액후원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엔젤클럽 관계자는 "소액후원을 원하는 시민들이 300명이 넘었다"면서 "경기가 끝날 때마다 15명 이상이 정기 후원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대구FC 관중과 팬이 늘면서 주변 상권 상인들은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삼성라이온즈가 2016년 새 구장을 지으면서 시민운동장을 떠나자 경기장 인근 상권은 침체기를 맞았지만, 다시 활기가 도는 모습이다.
운동 관련 제품을 판매하는 상점은 야구 제품을 치우고 축구와 관련된 상품으로 매장을 다시 꾸몄다.
인근 카페와 음식점에도 경기 당일에는 평소보다 2∼3배 많은 손님으로 붐빈다
한 음식점 관계자는 "경기 전후로 앉을 자리가 없어서 손님들이 돌아가기도 한다"며 "바빠서 정신이 없지만 오랜만에 즐겁게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DGB대구은행파크에서 400m 정도 떨어진 이마트와 롯데마트도 경기가 열리는 날에는 분주하게 손님 맞을 준비를 한다.
이마트에 따르면 경기 당일 피자, 치킨, 맥주가 평소보다 200만원 이상 많이 팔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4월부터 대구FC 경기가 있는 날 표를 가지고 오면 피자를 할인해 판매하는 이벤트를 한다.
다만 몇몇 시민들이 경기장 인근에 불법주차를 하거나 쓰레기를 거리에 버리는 행위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조광래 대구FC 대표이사는 "좋은 경기력으로 팬들이 원하는 경기를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psykim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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