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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부전에 의한 판막합병증, 수술 없이 약물치료 가능"
서울아산병원 연구팀 "신약으로 수술 부담 줄이고 치료 효과 높여"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심부전 등으로 오랫동안 심장 기능이 떨어져 심장이 커진 환자들은 판막이 잘 닫히지 않는 판막질환 합병증을 동반한다. 이때 가슴을 열어 판막을 교정하는 수술은 위험도가 높은데, 국내 연구진이 수술 대신 약물로도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강덕현 교수 연구팀은 판막질환 합병증인 승모판막 폐쇄부전을 동반한 만성 심부전 환자에게 새로운 심부전 치료제(ARNI 사쿠비트릴/발사르탄)를 1년간 처방해 치료한 결과, 심장 기능이 개선되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18일 밝혔다.

심장 기능 이상으로 조직에 산소 전달이 안 되는 심부전이 발생하면 기존에 공급하던 혈액량을 유지하기 위해 심장이 더 빠르게 뛰고 크기도 비대해진다. 그 결과 혈액이 나가는 길목에 위치한 판막이 제대로 닫히지 않아 혈액이 역류하는 승모판막 폐쇄부전이 발생한다.
연구팀은 2016년 2월부터 2017년 1월까지 승모판막 폐쇄부전을 겪는 만성 심부전 환자 104명을 임의로 나눠 53명에게는 표준치료제(ARB 발사르탄)를 처방하고, 51명에게는 새 심부전 약(ARNI 사쿠비트릴/발사르탄)을 처방한 뒤 1년간 경과를 비교·관찰했다.
그 결과 신약을 복용한 환자의 좌심실 용적은 7%, 좌심방 용적은 1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장 초음파검사에서도 과거 비정상적으로 커졌던 심장이 현저히 작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심장 크기가 줄어들자 심장 판막 또한 온전하게 닫히면서 이전에 역류하던 혈액량도 21% 감소했다. 같은 기간 표준치료제를 복용한 환자에 비교해 평균 8.3㎖ 더 줄어든 결과다.
반면 혈압과 신장기능 저하와 같은 합병증 발생률은 두 치료법 사이에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효능과 부작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신약이 심부전으로 인해 비대해진 심장 용적을 줄여 판막의 개폐 기능을 회복시키는 데 더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입증됐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에 따라 이 신약을 사용하면 심부전 환자의 치료 부담은 줄이면서 효과는 크게 높일 것으로 연구팀은 전망했다. 그동안 기존 치료제로는 합병증을 개선하는 효과가 크지 않았고 가슴을 열어야 하는 수술은 위험해 모든 환자에 적용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었다.

이번 연구에 사용된 신약은 좌심실 박출률(정상인 경우 60% 이상)이 35% 미만인 만성 심부전 환자가 4주 이상 표준치료제로 치료를 받고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은 경우에 한해 의료보험이 가능하다.
강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신약의 심부전 및 합병증 개선 효능이 표준치료제보다 월등히 뛰어난 점이 입증됐다"며 "심장 판막 질환을 동반한 만성 심부전 치료에 신약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환자들의 수술 부담은 줄이고 치료 효과는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결과는 심장 분야 권위지인 '서큘레이션'(Circulation) 최신호에 게재됐다.
jandi@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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