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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차 부품산업](상) 완성차 파업·판매 부진에 '새우등 터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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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차 부품산업](상) 완성차 파업·판매 부진에 '새우등 터져'
설비 25% 가동, 주 4일 공장 운영…'허리띠 졸라매기' 한계
르노삼성차 협력업체 평균 가동률 60%…1천100억원 손실 주장



(부산=연합뉴스) 김상현 기자 = 르노삼성차, 닛산, GM에 차량용 플라스틱 부품을 납품하는 A사는 현재 공장 설비의 25% 정도만 가동하며 하루하루를 힘겹게 버티고 있다.
A사는 지난해 GM부평공장 납품 감소와 닛산 수출 감소로 매출액이 2017년의 600억원에서 4분의 1이나 줄어든 450억원에 그쳤다.
올해 들어서도 르노삼성차 노사분규로 1월과 2월 부분파업이 이어지면서 공장 가동률은 더욱 떨어졌다.
대부분 시급제로 근무하는 직원들은 일감부족으로 수입이 크게 줄었고 일부 직원은 자녀 학원까지 끊는 등 가계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업체 대표는 "르노삼성차 파업이 장기화하면 그나마 지금의 고용 인력을 유지하기도 힘든 상황이 될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종업원 50명 규모의 자동차 부품회사 B사는 전체 생산물량의 70%가량을 르노삼성차에 납품하는 1차 협력업체다.
지난해 말 이후 르노삼성차 부분파업이 계속되고 르노삼성차 판매 실적도 급락하면서 지금은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주 4일만 공장을 돌린다.
B사 관계자는 "올해 9월 르노삼성차가 북미 수출용 닛산 로그 후속 물량을 확보하지 못하면 생산물량이 반 토막 나게 된다"며 "이 경우 르노삼성차만 바라보던 회사로서는 경영 유지가 힘들 것"이라고 호소했다.
이 관계자는 "향후 한두 달 정도는 손실을 감수하며 버틸 수 있지만, 파업이 길어진다면 특단의 조치를 마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또 다른 르노삼성차 협력업체는 올해 들어 매출이 크게 줄었지만, 향후 공장 가동이 정상화될 때를 대비해 울며 겨자 먹기로 직원들에게 지난 설 명절 보너스를 지급했다.
이 업체 관계자는 "당장 일감이 없다고 직원을 내보내게 되면 나중에 필요할 때 다시 채용하기가 어렵다"며 "직원들도 회사의 입장을 이해하고 함께 최대한 허리띠를 졸라매며 버티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자동차 산업이 전반적인 어려움을 겪는 속에 르노삼성차 노사분규까지 장기화하면서 부산과 경남지역 자동차 부품업체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부산·경남 자동차 부품업체 가운데 특히 르노삼성차와 한국GM에 납품하는 부품업체들은 원청업체의 판매 부진과 파업 등 여파로 함께 몸살을 앓는다.
르노삼성차 1차 협력업체는 전국적으로 260여 곳으로 이 가운데 부산·경남 업체는 90여 곳에 달한다.
부산·경남 협력업체들은 연간 1조2천억원의 매출을 올려 르노삼성차 협력업체 전체 매출의 55%를 차지한다.
협력업체 직원 수는 대기업과 중견기업을 제외하고도 6만4천명 수준이다.
르노삼성차 협력업체들은 파업이 본격화한 지난해 12월 이후 휴업과 단축 근무를 이어가면서 지난달까지 모두 1천100억원의 생산 차질을 빚고 있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르노삼성차는 파업과 판매부진이 겹치면서 지난달 1만164대를 생산하는 데 그쳐 1년 전보다 43.5% 급감했고, 한국GM도 생산량이 11.1% 줄었다.
완성차 생산 감소만큼 협력업체들의 납품 실적도 감소하면서 최근 부산·경남지역 르노삼성차 협력업체 평균 가동률은 60%를 밑돌고 있다.
르노삼성차 수탁기업협의회 나기원 대표는 최근 발표한 성명서에서 "지속적인 휴업과 단축 근무로 협력업체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대다수 중소·영세 협력사들은 자금난이 심화해 유동자금 고갈과 신규 여신 중단 등으로 사업이 존폐기로에 내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josep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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