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진, 공격수 변신해 FC서울 개막 2연승 이끌어
(구리=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프로축구 FC서울의 박동진은 지난 시즌 강등 위기를 겪던 서울의 구원투수로 최용수 감독이 복귀한 후 1분도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서울의 위기와 위기 탈출을 모두 벤치에서 지켜본 박동진은 이번 시즌 서울의 개막 두 경기에서 모두 선발로 나섰다. 원래 포지션인 수비수가 아닌 공격수로 변신해서였다.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홈 경기를 앞두고 14일 경기도 구리 GS챔피언스파크에서 기자들을 만난 박동진은 "계속 수비수를 섰는데 감독님이 공격수를 해보자고 하셨다. 주변 형들의 얘기를 들으며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감독은 박동진과의 첫 만남이 썩 좋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최 감독은 "복귀 이틀 후였나 팬들이 꽤 많이 모였던 연습경기에서 박동진이 동료 선수의 뒷다리를 차는 비신사적인 행동을 하는 것을 봤다"며 "감정통제능력이 떨어져 경기에 투입했다가는 위험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사실 최 감독은 복귀 전에도 박동진에 대한 인상이 좋지 않았다.
관객으로 수원 삼성과의 슈퍼매치를 보러 간 최 감독은 윙백으로 나섰던 박동진을 보고 "어떻게 저런 친구가 저런 중요한 위치에 설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나쁜 첫인상이 겹치면서 박동진은 금세 최 감독 눈 밖에 났다.
그러다 박동진이 동계훈련에서 성실히 훈련에 임하는 태도를 보며 첫인상이 바뀌기 시작했고 그의 스피드를 눈여겨 본 최 감독은 박동진의 '공격수 잠재력'을 발견했다.
박동진은 포지션 변경 제안을 듣고 "고민하지 않는 척하면서 고민을 했다"며 "하지만 최 감독님께 어떤 자리에서든 인정을 받고 싶은 생각이 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의심의 여지 없이 감독님 같은 공격수가 되고 싶다"며 웃었다.
최 감독이 문제로 지적한 감정통제 문제는 선수 본인도 인식하고 있다.
박동진은 "제 가장 큰 단점 중 하나가 바로 감정 컨트롤"이라며 "감독님이 비신사적인 행동에 굉장히 엄하셔서 항상 행동하기 전에 생각하고 감독님 얼굴을 한 번 본다"고 말했다.
최 감독은 이에 대해 "지켜보고 있다. 좋아지고는 있는 것 같은데 1년에 한두 번은 (통제가 안 되는 모습이) 나올 것 같다"고 웃으며 "꾸준함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주전을 앞두고 박동진은 "1, 2라운드에서 팀이 좋은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3라운드까지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도록 준비한 만큼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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