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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G·FNC '거짓' 해명이 사태 키워…"대중 기만은 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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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G·FNC '거짓' 해명이 사태 키워…"대중 기만은 역풍"
승리-정준영 사태에 '잡아떼기' 급급…글로벌화와 거리 먼 대처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지난달 26일 빅뱅 승리가 있는 카카오톡 단체방의 성접대 의혹 대화가 공개되자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는 "조작된 문자 메시지"라고 즉각 반박했다.
입장 자료에는 "유지해온 기조대로 가짜 뉴스나 루머 확대에 법적으로 강경 대응하겠다"는 엄포도 담겼다.
이 보도가 나갈 때부터 이름이 거론된 FT아일랜드 최종훈의 소속사 FNC엔터테인먼트 유순호 홍보부장은 지난 11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최종훈이 아니다. 잘못 소문이 났다"고 거듭 부인했다.
하이라이트 용준형 소속사 어라운드어스 역시 같은 날 용준형이 정준영과 카톡방에서 '몰카' 관련 대화를 나눈 것이 보도되자 2016년 정준영의 사적인 일과 관련된 대화였다고 반박 입장을 냈다.


그러나 승리와 정준영이 지인들과 대화한 카톡방은 연예계를 집어삼키는 태풍을 몰고 왔고, 기획사들의 주장은 모두 '거짓'으로 들통났다.
연예인들의 마약, 성접대, '몰카' 유포, 음주운전, 경찰 유착 등 각종 범죄 의혹이 이어진 것도 개탄스럽지만, 이들 기획사의 대처는 대중 기만에 가까울 정도다.
인기에 취했나?…타락한 아이돌 인성교육 시급 / 연합뉴스 (Yonhapnews)
YG가 "조작된 문자 메시지"라던 승리 카톡방 대화는 추악한 이들의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냈고 결국 승리는 연예계 은퇴를 선언했다. 평소에도 문제가 터지면 무책임한 대응으로 언론계와 누리꾼 비난을 받은 YG는 이번에도 '양치기 소년'이 됐다.
FNC는 "최종훈이 아니다"던 통화 다음 날인 12일 밤 입장 자료를 내고 그가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이번 사건과 관련이 없다"는 데 방점을 찍었다.
그런데 다음 날인 13일 승리 등이 모인 카톡방 대화에서 최종훈이 2016년 2월 음주운전으로 적발됐으며, 경찰을 통해 언론 보도를 무마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번에도 "청탁 사실이 없다"고 부인해 '진실' 여부에 다시 촉각을 곤두세우게 했다.
다만, 어라운드어스는 14일 소속 가수 용준형이 정준영이 보낸 '몰카'를 봤다면서 "팩트 체크를 하지 못하고, 섣부른 판단으로 공식 입장을 냈다"며 사과했다.


문제는 YG와 FNC가 중소기획사가 아닌, 가요계를 대표하는 대형 기획사이자 상장사란 점이다. 두 회사의 입장은 미디어를 통해 일반 대중에게 전달된다는 점에서 거짓 해명이 사태를 더 키웠다.
한 홍보사 대표는 "빨리 여론을 잠재우려는 섣부른 대응이 화를 키웠다"며 "거짓은 대중에게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고 결국 대중을 기만한 것이 돼 역풍을 맞는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시대가 아니다.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솔직하게 밝히는 것이 올바른 대처"라고 지적했다.
또 이런 대응이 반복됐기에 두 회사에서 소속 연예인의 불미스러운 잡음이 계속 불거졌다는 진단이 가요계 종사자들 사이에서 나왔다.
22년 경력의 한 음악 전문가는 "K팝 최전선에 있는 기획사라고 말하기 부끄럽다"며 "외형은 상장사인데 무조건 잡아떼는 과거 주먹구구식 행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니 연예인들도 이런 대응에 길들어 문제를 저지르고도 경각심이 없다"고 꼬집었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도 "일단 덮고 보자거나 연예인 편을 드는 태도가 일견 이해는 되지만, 그런 태도가 장기적으로 유리하지 않다"며 "무조건 감싸기는 연예인의 잘못된 버릇이 교정되지 않고 방심하는 마음을 키운다는 걸 알아야 한다. 작은 문제에 이실직고하고 처벌받는 것이 향후 더 큰 일을 예방하는 길이다. 사회와 팬들에 대한 도덕적 책임에서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이도록 각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내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지난 20년간 글로벌화를 꾀하며 외형적으로 기업화, 산업화했다.
그러나 K팝 시장의 경우 방탄소년단 같은 세계적인 팀을 배출하면서도 아이돌 연습생들의 인권 문제나 위기 대응 능력 등 여전히 구습에서 벗어나지 못한 측면이 있다.
특히 위기에 처할 때 회사가 내부적으로 외형에 맞는 선진화한 시스템을 갖췄는지 확인되는데 그와는 거리가 먼 모습이다.
또 다른 홍보사 대표는 "트렌드를 선도하고 시장을 리드하는 회사일수록 소속 연예인의 리스크 매니지먼트는 중요해진다"며 "YG와 FNC의 대처는 여론조차 읽지 못하는 후진성을 보여줬다. 기업화로 가는 중소기획사들도 이를 본보기 삼아 시스템을 점검하고 개선할 때"라고 강조했다.
mimi@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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