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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한상국 상사 아내 수기 '영웅은 없었다'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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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한상국 상사 아내 수기 '영웅은 없었다' 출간
이국종 "남겨진 사람들 기억 활자화"·엄홍길 "용사들 지키려던 조국 소중함 전달되길"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기자 = 2002년 제2연평해전에서 북방한계선(NLL)을 지키다 전사한 고(故) 한상국 상사의 아내 김한나 씨가 남편을 먼저 보내고 헤쳐온 싸움의 기록을 담은 수기가 13일 발간됐다.
김 씨는 기파랑이 펴낸 '영웅은 없었다'에서 배우자를 잃고 힘들었던 사연을 고백하기보다는 나라에 목숨을 바친 전쟁영웅들에게 정부가 했던 후진적이고 부조리한 행태를 고발하는 데 집중한다.
미국, 영국 등 서구 선진국과 강대국들이 전사자에게 극진한 예우를 다하고 온 국민이 존경을 표하는 데 비교하면 너무 보잘것없는 대우와 국민의 낮은 인식에 큰 문제의식을 느꼈기 때문이다.
제2연평해전은 한일월드컵축구대회 3~4위전이 열린 2002년 6월 29일 북한 경비정 2척이 서해 NLL을 침범, 우리 해군 참수리 357정에 기습공격을 하면서 교전으로 번진 사건이다.
북한의 공격으로 한 상사 외에 윤영하 소령, 조천형 중사, 황도현 중사, 서후원 중사, 박동혁 병장까지 6명이 전사하고 19명이 부상했으며, 화염에 휩싸인 357정은 예인 중 침몰했다. 주변 다른 고속정과 초계정 등이 우리 참수리 357정에 합류해 북한 경비정 2척을 대응 사격으로 격파해 퇴각시켰고 북한군은 30여명의 사상자가 난 것으로 추정됐다.
북한은 '정전협정 위반'과 무력 도발 행위에 사과하지 않았고, 당시 이 전투는 '서해교전'으로 명명됐다가 지난 2008년 4월 '제2연평해전'으로 격상됐다.
화염에 휩싸인 참수리 357정의 조타실 키를 숨이 다할 때까지 놓지 않은 한 상사는 배와 함께 차가운 바다에 가라앉아 41일간 실종자로 남았다. 저자 한 씨는 대대적인 수색에 나서지 않는 정부에 항의했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매정하고 어이가 없었다.
한 씨는 김대중 정부 시절이던 당시 한 청와대 관계자로부터 "당신 남편 찾으러 함정을 대거 투입했다가 북한을 자극하기라도 하면, 그러다 전쟁이라도 나면 당신이 책임질 거요"라는 답변을 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또 당시 해군 가족인 듯 보이는 한 여성이 전사자 성금 때문에 월급에서 5%가 공제됐다며 유족인 자신에게 강한 불만을 표시한 것도 슬프고 황당했다고 토로했다.



이때부터 저자는 무려 16년 간 남편 한 상사와 다른 전사자들을 위해 투쟁에 나섰다. 남편 '한상국'을 알아달라는 게 아니라 '한 상사가 나라 수호를 위해 한 일'을 국민이 기억해주기 바랐기 때문이라고 한다.
저자는 정부와 군에 '교전'에서 '해전'으로 명칭 변경, 용산전쟁기념관에 참수리 357정 실물 전시, 부상자 국가유공자로 예우, 남편의 상사 추서 진급을 요구했고, 길고 처절한 싸움 끝에 '응당한 예우'를 받아낸다. 특히 지난 2017년 숙원이던 전사자예우특별법이 제정됐다.
저자는 "왜 우리나라에서는 희생만 강요하고 제대로 된 예우를 하지 않는지…. 군인, 경찰, 소방관을 각별히 예우하는 미국 문화가 부럽다. 마트에서 줄을 길게 서 있어도 현역 군인이 오면 맨 앞자리를 내준다는 얘기는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면서 "더는 나라를 위해 희생한 분과 그 가족이 무관심 속에 눈물짓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국종 아주대병원 중증외상특성화센터장은 격려사에서 "대한민국 육지가 월드컵 축제로 붉은 물결을 이루던 그때, NLL을 지키던 우리 아들들의 붉은 피가 대한민국 바다를 물들였다"면서 "남겨진 사람들의 기억이 활자화됐다. 우리 해군들의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산악인 엄홍길 엄홍길휴먼재단 상임이사는 "책을 통해 NLL을 지키다 희생하신 여섯 용사의 명예가 고양되길 바라며 그들이 목숨까지 바치며 지키고자 했던 우리 조국의 소중함이 많은 사람의 가슴 깊이 전달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윤희 전 해군참모총장은 "책을 통해 한국이 군의 희생에 합당한 명예를 고양하고 최소한 도리를 지키는 국가로 거듭나는 계기가 되길 간절히 소망한다고 했다. 224쪽. 1만4천원.
lesli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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