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 네루 증손녀 프리양카, 모디 고향서 첫 연설…본격 정치 행보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최근 정계에 입문한 인도 정치 명문 '네루-간디 가문'의 막내 프리양카 간디 바드라(47)가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고향인 서부 구자라트주(州)에서 본격적으로 정치 행보를 시작했다.
연방의회 제1야당인 인도국민회의(INC) 라훌 간디 총재의 동생이기도 한 그는 12일 구자라트주 간디나가르에서 정계 첫 대중 연설을 하면서 정치무대에 정식으로 데뷔했다고 힌두스탄타임스 등 현지 매체가 보도했다.
프리양카는 이날 모디 총리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정권교체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지지자를 독려했다.
그는 "여러분의 표가 무기이니 현명하게 사용하라"며 "선거를 통해 여러분이 자신의 미래를 결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프리양카는 1월 정계 입문을 선언한 뒤 선거 현장에 여러 차례 모습을 드러냈지만, 지금까지 직접 마이크를 잡지는 않았다.
INC는 지난해 12월 집권 인도국민당(BJP)의 '텃밭' 차티스가르, 마디아프라데시 등의 주 의회 선거에서 완승한 뒤 상승세를 타다가 최근 주춤한 상태다. 인도와 파키스탄의 군사충돌이 발생한 뒤 모디 총리의 지지율이 급상승하면서다.
이런 맥락에서 프리양카가 이날 모디의 고향이자 정치적 기반인 곳에서 유세를 벌였다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모디는 2001년부터 2014년까지 구자라트주 총리를 역임하면서 거둔 성과를 토대로 연방 총리까지 올랐다.
이처럼 상징성이 큰 곳에서 INC를 대표하는 인물 중 한 명인 프리양카가 위기에 빠진 INC의 '구원투수'로 나선 것이다.
당 사무총장으로 총선 전략지인 우타르프라데시주 동부 지역을 맡은 프리양카는 이날 BJP가 인도 사회의 분열을 조장했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BJP가 증오를 확산하고 사회 제도를 무너뜨렸다"고 말했다.
힌두민족주의 성향의 BJP가 무슬림, 불가촉천민 등 소외 계층 배려에 소홀했다는 점을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BJP는 인도 인구의 80%에 달하는 힌두교도가 주요 지지 기반이며, 정치와 종교의 분리를 주장하는 INC는 비힌두교도, 중하위 계층 등으로부터 지지를 얻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행사에는 라훌 총재는 물론 이들 남매의 어머니인 소냐 간디도 참석했다.
프리양카는 라훌과 함께 인도 초대 총리 자와할랄 네루의 증손으로 라지브 간디 전 총리의 딸이다. 네루-간디 가문의 적통 성인 중에서는 '막내'라고 할 수 있다.
네루-간디 가문은 네루를 비롯해 그의 딸 인디라 간디, 인디라의 아들 라지브 등 총리 3명을 배출했다. 인디라와 라지브는 경호원과 테러리스트 등에 의해 각각 암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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