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남극대륙 계곡서 살던 왈라비 크기 공룡화석 발굴
1억2천500만년 전 초식공룡…위턱뼈로 180㎝ 신종 조각류 공룡 확인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약 1억2천500만년 전 호주와 남극 대륙이 붙어있다가 갈라지던 고대 열곡(裂谷·rift valley)에 살던 왈라비 크기의 새로운 초식공룡 화석이 발견됐다.
조각류(鳥脚類)에 속하는 이 공룡은 호주 빅토리아주 남동부 인버로크 마을 인근 해변의 백악기 암석에서 발견된 5개의 위턱뼈 화석을 통해 확인됐다. '깁슬랜드'로도 불리는 이 곳은 하천에 의한 퇴적작용으로 공룡 뼈가 쌓이면서 화석이 많이 발견돼 '공룡 무덤'으로도 알려져 있다.
몸집 크기는 약 180㎝에 불과한 작은 종(種)으로 '갈레오노사우루스 도리새(Galleonosaurus dorisae)'라는 학명이 부여됐다. 턱뼈 화석이 스페인의 대형 범선 '갈레온'의 선체를 뒤집어 놓은 것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갈레오노사우루스 발굴 결과를 국제학술지 '고생물학 저널(Journal of Paleontology)'에 실은 뉴잉글랜드대학의 매튜 헌 박사는 3D 마이크로CT 스캔과 프린팅 등 첨단 기술을 동원하고 새로운 해부학 정보를 이용해 위턱뼈만으로 갈레오노사우루스의 존재를 확인했다.
헌 박사는 갈레오노사우루스가 강력한 뒷다리로 날렵하게 움직였으며, 날카로운 이빨로 고대 열곡의 범람원에 무성했던 초목을 씹어먹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헌 박사는 갈레오노사우루스가 빅토리아주에서 발견돼 이름이 붙여진 5번째 작은 조각류 공룡으로 한때 호주와 남극대륙 사이에 형성돼 있던 고대 열곡에 작은 몸집의 공룡이 다양하게 서식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했다.
헌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지난해 초에도 깁슬랜드 서쪽 오트웨이 해안에서 작은 조각류 공룡의 꼬리와 발 뼈 화석을 발견해 '딜루비커서 피커링기(Diluvicursor pickeringi)'라는 이름을 붙인 바 있다.
두 종은 같은 조각류로 매우 가까운 종이지만 갈레오노사우르스가 약 1천200만년가량 앞서 산 것으로 분석됐다.
갈레오노사우루스의 턱 뼈와 딜루비커서의 꼬리·발 뼈 화석은 해안에서 발견됐지만 화석 형성 당시에는 모두 깊은 강바닥의 화산 퇴적물 속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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