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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일만 지단, 도전을 응원해요'…포항이 전설과 다시 만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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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일만 지단, 도전을 응원해요'…포항이 전설과 다시 만나는 법
해설위원 데뷔한 김재성 홈 방문에 영상·현수막 등으로 맞이



(포항=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김재성! 김재성!"
10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포항 스틸러스와 상주 상무의 하나원큐 K리그1 2019 2라운드.
경기 중 갑자기 '김재성'이라는 이름이 포항 서포터스석을 중심으로 그라운드에 울려 퍼졌다.
양 팀 선수 중엔 없던 이 이름은 이날 중계방송을 맡은 SPOTV의 김재성(36) 해설위원을 가리켰다.
올 초 현역 생활을 마치고 시즌 개막부터 마이크 앞에 선 그의 첫 포항 방문을 기념하며 과거 등 번호인 '7번'에 맞춰 '전반 7분'에 들려온 우렁찬 외침이었다.
관중석엔 '포항의 영일만 지단 No.7' 이라는 문구의 현수막이 등장했고, 그의 포항 시절은 물론 다른 팀에서 입던 유니폼까지 갖고 와 줄줄이 내건 팬도 있었다.
경기 시작 전 김 위원이 그라운드 한쪽에 서서 중계방송 오프닝 멘트를 찍을 때는 구단이 제작한 '깜짝' 헌정 영상도 그를 환영했다.
선수 시절 빛나는 모습, '제2의 인생'을 응원하는 메시지 등이 담긴 영상을 보고 감회에 젖은 김 위원은 눈물을 보이기까지 했다.
그만큼 김재성은 포항이 사랑한 선수였다.

데뷔를 포항에서 한 건 아니지만, 2008년부터 뛰며 그해 대한축구협회(FA)컵 우승, 2009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2013년 K리그1 우승 등 전성기를 함께 했다.
정상급 미드필더로 활약하며 '영일만 지단'이라는 애칭을 얻었고, 팀이 필요로 할 땐 묵묵하게 여러 포지션을 소화해 큰 힘을 보탠 든든한 존재였다.
하지만 2015년 포항을 떠난 이후 서울 이랜드, 제주 유나이티드, 전남 드래곤즈, 호주 애들레이드, 태국 우돈타니 등 국내외 여러 팀을 거친 끝에 현역 생활을 마치면서 제대로 된 작별 인사를 할 기회가 없었다.
해설위원이지만, 안방에 온 그를 포항이 남다르게 맞이한 이유다.
포항 관계자는 "포항을 떠난 뒤 시간이 꽤 흘러 은퇴한 터라 저희가 공식 행사를 마련하기엔 상황이 여의치 않은 측면이 있었다. 이런 기회로 은퇴를 기념하고 새로운 출발을 축하하려 중계사와 협의해 마련했다"고 전했다.

2015시즌 막바지 황선홍 당시 감독의 고별전 때 이랜드 소속이면서도 달려올 정도로 포항에 대한 애정이 각별한 김재성 위원은 이후 3년여 만에 찾은 스틸야드에서 "선물을 받은 기분"이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해설을 하러 온 건데, 생각지도 못한 시간을 가졌다. 선수로서 했던 것들을 인정받는 셈이니 감사한 마음"이라며 벅찬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경기 전 영상을 보며 흘린 눈물에 대해선 "한참 전부터 은퇴를 생각했기 때문에 실제 그 상황이 와도 눈물이 나지 않을 것 같았다. 제가 보지 못한 예전 영상도 많기에 빠져들면서 봤는데, 이제 그라운드에서 그런 모습을 더 보일 수 없는 '진짜 은퇴'라는 생각이 들어 울컥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아직 방송에 나오는 자신의 모습이 민망해 모니터링도 하기 어렵다는 '초보 해설위원' 김재성은 오랜 친구 같은 포항 팬의 따뜻한 응원 속에 알찬 해설을 다짐했다.
김 위원은 "향후 지도자의 길을 생각하고 있는데, 해설도 좋은 지도자가 되기 위한 과정으로 생각한다. 많이 배우고 있다"면서 "경기 중 펼쳐지는 많은 상황을 선수 경험을 토대로 차분하고 깊이 있게 설명해드리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song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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