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데뷔 2년 만에 PO행 현주엽 LG 감독 "다 선수들 덕"
"선수들 자신감 잃지 않도록 더 긍정적으로 대하려고 노력"
선수로 뛰던 2008-2009시즌 이후 10년 만에 플레이오프 무대
(창원=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프로농구 창원 LG 현주엽(44) 감독은 10개 구단 사령탑 가운데 대표적인 '스타 출신' 지도자다.
1990년대 농구대잔치 시절 '오빠 부대'를 몰고 다녔던 선수 중에서 현재 프로농구 지휘봉을 잡고 있는 감독은 현 감독 외에 서울 SK 문경은(48), 서울 삼성 이상민(47) 감독, 안양 KGC인삼공사 김승기(47) 감독 등이 있다.
하지만 2018-2019시즌에는 전주 KCC 추승균(45) 전 감독이 중도 사퇴했고 SK와 삼성, 인삼공사는 나란히 플레이오프 진출이 어려운 상황에 내몰리는 등 유독 스타 출신 감독들에게 힘겨운 한 해였다.
10일 경남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고양 오리온과 경기에서 94-71로 완승을 거두고 27승 23패를 기록, 3위를 유지하며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한 현주엽 LG 감독은 농구대잔치 시절 스타 출신들의 자존심을 홀로 지킨 셈이 됐다.
현 감독은 경기를 마친 뒤 인터뷰에서 "일단 기쁘다"며 "더 높은 순위에 오르려면 남은 네 경기도 잘 치러야 한다"고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LG는 kt(26승 23패), KCC(26승 24패) 등과 순위 경쟁을 하고 있어 정규리그 순위가 최고 3위, 최하 5위 사이에서 아직 유동적이다.
지난 시즌 LG 감독을 맡았으나 첫해에 17승 37패로 9위에 그치며 자존심을 구겼던 현 감독은 '2년 만에 플레이오프 진출을 축하한다'는 주위 인사에 "감독 데뷔 시즌부터 쭉 플레이오프를 놓치지 않는 분들도 많다"고 손사래를 쳤다.
그는 "부상 선수도 많아 어려울 때도 있었지만 선수들이 잘 풀어줬다"며 "화려한 플레이도 좋지만 팀이 지면 의미가 없다고 선수들에게 팀플레이를 강조했는데 잘 따라줬다"고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지난 시즌에 비해 감독으로서 달라진 점을 자평해달라는 부탁에도 그는 "선수들이 잘 해줬다"며 "외국 선수가 작년보다 좋아진 것이 이유"라며 한사코 선수들에게 스포트라이트를 양보했다.
그래도 다시 한번 감독으로서 자신을 평가해달라고 물은 뒤에야 현 감독은 마지못한 듯 "선수들을 좀 더 긍정적으로 대하려고 노력했다"며 "선수들이 자신감을 잃지 않도록 신경을 썼는데 선수들이 더 열심히 해준 것 같다"고 답했다.
그는 이날 승리 요인에 대한 질문에 "'김종규 선수가 상대 이승현 선수를 잘 막은 것이 큰 힘이 됐다'고 김종규 선수가 꼭 전해 달라고 하더라"고 답해 그만큼 선수와 격의 없이 지내는 팀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인터뷰를 통해 녹여내기도 했다.
LG에서 선수로 뛰던 2008-2009시즌 이후 10년 만에 플레이오프에 복귀한 현 감독은 "우선 오늘부터 시작되는 홈 4연전부터 잘 치르겠다"며 "국내와 외국 선수의 조화를 더 잘 이뤄서 플레이오프에서도 좋은 경기를 해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현 감독은 프로 데뷔 이후 선수로서 한 번도 우승이 없고, LG 역시 10개 구단 가운데 챔피언결정전 우승이 없는 3개 팀 중 하나다.
LG를 2014-2015시즌 이후 4년 만에 '봄 농구' 잔치에 올려놓은 현 감독의 첫 포스트시즌 무대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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