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리그 1위의 챔프전 우승 좌절 '징크스'…대한항공이 깰까?
대한항공, 창단 후 첫 통합우승 도전…두 번은 통합우승 놓쳐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남자프로배구에선 최근 4년 연속 정규리그 우승팀이 챔피언결정전에서 패배하는 '징크스'가 이어졌다.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하는 팀은 챔프전에 직행해 열흘 넘게 휴식하며 준비하는 데다, 5전 3승제 승부에서 1, 2, 5차전을 안방에서 치르는 이점이 있다.
하지만 2013-14시즌 삼성화재가 정규리그 1위에 이어 챔프전 우승까지 거머쥐며 통합우승을 달성한 이후 네 시즌 연속 플레이오프를 거친 팀이 챔프전 정상에 올랐다.
삼성화재는 이듬해인 2014-15시즌 정규리그 우승팀이 챔프전 우승을 놓치는 징크스의 제물이 됐다.
정규리그 1위에 오르고도 챔프전에서 플레이오프를 통과한 정규리그 2위 OK저축은행에 3전 전패를 당한 것.
OK저축은행은 이듬해 플레이오프 팀으로 챔프전에서 2년 연속 우승하는 새 기록을 썼다.
2015-16시즌 정규리그 2위였던 OK저축은행은 정규리그 1위 팀 현대캐피탈은 3승 1패로 따돌리고 챔프전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2016-17시즌과 2017-18시즌에는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대한항공은 2016-17시즌 정규리그 1위에 올랐지만, 플레이오프를 통과한 현대캐피탈에 2승 3패로 덜미를 잡혀 통합우승을 놓쳤다.
2017-18시즌에는 상황이 정반대였다.
대한항공은 정규리그 3위로 밀렸지만 2위 삼성화재를 플레이오프에서 1패 후 2연승을 거뒀고, 여세를 몰아 챔프전에서 1위 현대캐피탈마저 3승 1패로 따돌리고 팀 창단(2005년) 후 첫 우승 감격을 맛봤다.
지난 시즌까지 4년 연속 정규리그 1위 팀이 챔프전에서 준우승하는 '잔혹사'가 이어진 것이다.
올 시즌은 어떨까?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한 대한항공은 22일부터 현대캐피탈-우리카드 플레이오프 승자와 챔프전 대결을 벌인다.
대한항공은 작년 우승 전력을 보유하고 있는 데다 7개 구단 최고의 세터 한선수가 포진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 시즌 우승을 경험한 외국인 '거포' 가스파리니와 공수 능력을 겸비한 레프트 듀오 정지석, 곽승석, 블로킹·속공에서 우위를 점한 진상헌, 진성태, 김규민 등 든든한 센터진을 보유하고 있다.
7일 우리카드전 승리로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한 대한항공은 '챔프전 준비 체제'에 들어갔다.
하루를 쉬고 훈련을 재개한 대한항공은 11일 OK저축은행과 최종전에는 주전들에게 휴식을 주면서 백업 멤버들을 투입할 예정이다.
2010-11시즌에도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하고도 삼성화재에 4전 전패를 당해 통합우승을 놓쳤던 악몽이 남아있는 대한항공 선수단의 징크스를 깨겠다는 각오는 특별하다.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은 "대한항공의 기록을 (통합우승을 달성해) 깨고 싶다"면서 "쉽지는 않을 것 같다. 하지만 대한항공 창사 50주년을 맞아 새 역사를 써볼 예정"이라며 첫 통합우승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곽승석 역시 "몇 년 동안 정규리그에서 우승한 팀이 챔프전 우승을 못 했기 때문에 징크스라면 징크스일 수 있다"면서 "그걸 이번에 우리 팀이 깨보고 싶은 욕심이 있다. 준비만큼 경기력이 나온다면 충분히 통합우승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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